미국 아이다호주의 한 밀밭. 미국 농무부 제공
미국과 무역전쟁을 일시 휴전키로 한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이어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밀 구매에도 나선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주말 중국의 주요 곡물 수입업체가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선적될 미국산 밀 화물에 대해 문의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시카고 선물시장 밀 가격은 2.1% 올라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애그리소스에 따르면 중개업자들은 중국 측이 지난주 말미에 미국산 밀 품종에 관심을 보였다며 이는 “미국에 대한 선의의 제스처”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애그리소스는 중국 측 구매량이 24만~40만톤으로 추정되는 만큼 중국에 큰 경제적 이득이 되진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산 밀을 구매한 건 지난해 10월 초가 마지막이다. 올해 1~9월 중국의 전체 밀 수입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블룸버그는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에 대응해 중국 당국이 자국 농산물 가격을 끌어올리려고 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미·중은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한 뒤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중국은 이에 따라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했다. 백악관도 주말 사이 베이징이 미국산 농산물에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농산물 무역을 확대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금융서비스 업체 스톤X의 수석 원자재 이코노미스트 알란 수더만은 “이상한 점은 (정상회담) 합의에 관한 정보 대부분이 백악관에서 나오는 반면 중국은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백악관 발표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세부사항도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