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지난달 전국 평균 16.6도, 역대 최고 기온”
강수량 평년 대비 2.8배···강수일수는 14.2일 달해
절기상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단풍이 절정에 이른다는 ‘상강’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달 16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한 시민이 반소매 차림으로 코스모스 사진을 찍고 있다. 문재원 기자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무더위가 이어진 지난달이 역사상 가장 더운 10월로 기록됐다. 하순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상순과 중순까지 이어진 늦더위 영향이 컸다. 한 달 중 절반 가까이 비가 내리며 전국 평균 강수량과 강수일수는 모두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지난 10월 전국 평균기온이 16.6도를 기록해 평년보다 2.3도 높았으며, 현대적 기상관측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10월이었다고 4일 밝혔다. 종전 기록은 2006년 10월(16.5도)이 가장 더운 10월이었으며, 2024년 10월(16.1도)이 그 뒤를 이었다.
10월 하순 들어서는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지만, 중순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됐다. 10월 상순 전국 평균기온은 20.1도, 중순 전국 평균기온은 18.2도를 기록해 각각 역대 2위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충남 보령, 전남 완도와 고흥 등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여름 같은 무더위가 이어졌다. 완도(6일) 30.5도, 보령(9일) 30.8도, 양산(11일) 31.1도, 고흥(11일) 30.4도, 서귀포(14일) 32.3도 등 곳곳에서 최고기온이 30도 넘게 치솟으면서 역대 10월 중 가장 높은 일 최고기온 기록을 남겼다. 제주(6일)와 서귀포(13일)에서는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도 나타났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서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상순과 중순에 걸쳐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며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하순에는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급격히 하강했다. 지난달 28~29일에는 중부내륙과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며 서울, 대구 등에서 지난해보다 이른 첫서리와 첫얼음이 관측됐다. 첫얼음 관측일은 서울에서는 지난해보다 10일, 대구에서는 지난해보다 9일 빨랐다.
지난달 20일 강원 강릉시 송정 들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지난 8∼9월 극심한 가뭄으로 재난 사태를 겪은 강릉에는 10월 들어 20일까지 이틀을 제외하고는 계속 비가 내려 농작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비는 역대 10월 중 가장 많이, 가장 자주 내렸다. 기상청은 지난달 전국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역대 10월 중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수량은 173.3㎜로 평년 대비(63.0㎜) 약 2.8배에 달했으며, 강수일수는 14.2일로 한 달 중 절반 가까이 비가 왔다. 강수일수는 평년(5.9일)의 2.4배 수준이었다.
특히 여름 동안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강원 영동지역에는 20일 넘게 비가 쏟아졌다. 한 달 중 21.3일간 비가 왔으며, 408.2㎜의 비가 내렸다. 강수일수는 평년(7.3일)의 2.9배, 강수량은 평년(89.1㎜)의 4.6배였다. 강릉에는 지난달 3일부터 24일까지 22일 내리 비가 내려, 1911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오랫동안 비가 왔다.
한반도가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 아래 있는 가운데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자주 내려와 따뜻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전국적으로 비가 자주 내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전국에 비가 내린 후 북동쪽 고기압의 영향으로 동풍이 불어오면서 강원 영동 지역에는 지형효과로 인한 강수가 하순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한국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23.3도를 기록해 최근 10년 평균(21.6도)보다 1.7도 높았고,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서해는 21.6도, 동해는 22.3도, 남해는 25.9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