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금천 등 피해 발생 지역부터 우선 교체
위약금 면제 여부는 이사회 안건 상정 안 돼
김영섭(가운데) KT 대표이사가 지난 9월1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소액결제 피해 관련 기자 브리핑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KT가 무단 소액결제·해킹 사태 후속 대책으로 전 가입자 대상 유심 무상 교체에 나선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KT는 4일 이사회를 열어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 교체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접속 피해를 입은 KT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번호, 가입자식별정보(IMSI), 단말기식별번호(IMEI)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입자 불안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유심 무상 교체 대상은 KT 고객과 KT 망을 쓰는 알뜰폰 고객 약 1600만명이다.
KT가 파악한 펨토셀 불법 접속 피해자는 2만2227명, 무단 소액결제 피해자는 362명이다. KT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들에 대한 위약금 면제와 유심 교체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5일 오전 9시부터 예약을 마친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해준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은 KT닷컴 홈페이지 또는 유심교체 전담센터(080-594-0114)를 통해 예약 후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오는 11일부터는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한다.
시행 초기 신청이 집중될 가능성을 고려해 피해 발생 지역에서 우선 교체를 진행한다. 5일부터 시작하는 지역은 서울 8개구(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서초·양천·영등포)와 경기 9개시(고양·광명·군포·김포·부천·시흥·안산·안양·의왕), 인천 전 지역이다. 이달 19일부터는 수도권과 강원 전 지역으로 시행 범위를 넓히고, 다음달 3일부터 전국에서 시행한다. 알뜰폰 고객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각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추후 안내된다.
전 가입자 대상 위약금 면제 여부는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KT는 “위약금 면제는 민관 합동조사 결과 등을 고려해 추진 시 이사회 논의, 의결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무단 소액결제와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년 3월까지인 현 임기만 채우게 됐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말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KT 이사회는 후보군 구성 방안 논의를 시작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올해 안에 대표이사 후보 1인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관에 따라 KT 사외이사 전원인 8인으로 구성된다.
추천위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 6개월 이상 보유 주주), 관련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공개 모집은 5∼16일 진행된다. 사내·외 후보군 중 서류 및 면접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