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선언 채택·관세 타결 등 열거하며 “예산안 통과 초당적 협력을”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을 다했다”면서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 간 입장 차이는 존재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APEC 성과를 바탕으로 예산안 처리 등에 야당 협조를 요구하며 협치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앞으로도 정부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국력을 키우고 위상을 한층 높여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선언문인 경주선언 채택을 주요 성과로 거론하며 “APEC 정상회의 최초로 인공지능(AI)과 저출생·고령화 등 인류가 공동으로 직면한 도전 과제를 함께 풀어가기로 합의했고, 문화 창조 산업을 APEC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명문화함으로써 향후 K컬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APEC 기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타결해 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를 확보함으로써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또 “원자력 추진 잠수함 핵연료 공급 협의의 진전을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획기적 계기 마련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선 “한·중관계를 전면 회복하고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외교 성과를 소개하며 “국회의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예산안 처리와 관세협상 후속 입법에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타협과 협치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