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세, 법안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
김용범 정책실장 “반도체 관세, MOU 아닌 팩트시트에 들어가”
이 대통령, 미 국방장관과 면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7번째)과 면담하기 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사진)은 4일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적절한 시일 내에 미국과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달 중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MOU 이행을 위한 기금 조성 법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오른쪽)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반도체 관세는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언급에 대해 “MOU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뜻일 뿐,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에는 포함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관세협상 후속 절차와 관련해 이같이 보고하고 “자동차 관세의 경우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한·미 전략적 투자 MOU가 체결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기금 조성 법안이 이달 중 발의되면, 미 정부가 한국산 완성차·부품에 부과한 25%의 관세율은 15%로 인하되며 지난 1일 기준으로 소급 적용된다.
김 장관은 한국 정부가 유의해야 할 사항도 함께 보고했다. 김 장관은 “투자금 납입이 이행되지 않으면 미국이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며 “디지털 관련 입법이나 정책 결정 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비관세 분야 합의 사항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MOU와 팩트시트에 명문화돼 담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장관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협상을 시작했는데, 그 기울어진 정도를 해소하는 데 그쳤다”며 “많은 분이 저에게 고생했다고 하지만 저는 개운하지 않고 씁쓸함이 남아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날 공개된 경제매체 공동인터뷰에서 “MOU는 사인(서명)이 필요한 것이고, 여기 일부 내용이 조인트 팩트시트에 반영된다”며 “두 문서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서는 “이번 MOU에 반도체가 몇퍼센트 (이렇게는) 안 들어간다”며 “대만과 미국이 아직 합의가 안 됐기 때문인데, (한국을) 불리하지 않게 해준다는 게 조인트 팩트시트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협상에서) 대만이란 말이 나오지는 않는데, 대만 외에는 (반도체 경쟁국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집사람이 말하는데, 제가 자면서 잠꼬대로 러트닉을 불렀다”고 했다. 그는 경주에서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까지도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며 “러트닉 장관이 우리 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설득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10·15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와 관련해 “주택 공급 관계장관 회의가 1~2주 내 신설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몇천호 단위로 ‘서리풀 담당’ ‘우면산 담당’같이 (택지 개발사업) 담당자를 지정해 필사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