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팬버거 54.5%로 당선···버지니아 첫 여성 주지사
‘트럼프 정부 민심 가늠자’ 주목···‘셧다운’ 영향 큰 듯
4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후보 에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 하원의원이 리치먼드 그레이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선거 개표 행사에 도착해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해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시험대로 주목받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4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날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AP통신은 민주당 후보인 에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 하원의원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윈섬 얼시어스 부지사를 이겼다고 보도했다.
34% 개표 기준 스팬버거 전 의원 54.5%를 득표, 얼시어스 부지사 45.3%를 득표했다.
이로써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현 주지사 이후 민주당이 다시 주지사 자리를 재탈환하게 됐다.
버지니아에서 여성이 주지사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6세인 스팬버거 전 하원의원은 보수 성향이 강한 버지니아 7선거구에서 3선을 지냈으며 그 전에 중앙정보국(CIA) 근무 경력이 있다. 하원의원 시절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정책 일부를 반대하는 등 민주당 내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자메이카 출신의 얼시어스 부지사는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계속 뒤처지면서 약세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에 대한 공식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4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개표 상황실이 마련된 리즈버그 내셔널 컨퍼런스센터에서 민주당 후보 에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 하원의원의 승리를 알리는 화면이 표시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며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자극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전략을 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연방정부 구조조정이 버지니아 주민의 생계를 위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도 워싱턴DC와 접한 버지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고한 연방 공무원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 유효했을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주는 2008년부터 작년까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계속 승리해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주)로 간주된다.
그러나 지잔해 대선에서 그 격차가 좁혀진 데다 2021년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 소속주지사가 당선되는 등 최근 중도 성향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