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탐방객들. 제주도 제공
제주에서 가을철을 맞아 한라산과 오름을 찾는 탐방객이 늘면서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낮 12시25분쯤 50대 남성 A씨가 한라산에 내려오던 중 넘어지면서 바위에 부딪혀 얼굴에 찰과상 등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오후 7시9분쯤에는 60대 영국인 B씨가 한라산에서 내려오던 중 넘어지면서 호흡 불편과 어깨, 날개뼈 통증을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30대 외국인이 한라산 영실 탐방로로 하산하던 중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같은 날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에서는 80대 남성이 다리 통증을 호소해 119구급대가 출동했다. 지난달 24일에는 50대 남성이 한라산 하산 중 손에 찰과상을 입어 119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았다.
가을을 맞아 오름에서의 사고도 늘고 있다.
같은 날 낮 12시6분쯤 제주시 애월읍 한 오름에서 50대 탐방객 2명이 하산 중 길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는 국가지점번호판을 추적해 이들을 구조했다. 지난달 23일에는 70대 여성이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오름에서 미끄러져 다리에 부상을 입고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제주소방안전본부는 가을철을 맞아 한라산과 오름에서 안전사고가 증가할 것을 대비해 9월30일부터 산악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 기준 도내 산악 안전사고는 총 413건으로, 5년 평균 동기간(295건) 대비 4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과 10월에도 각각 51건, 5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최근 산악 사고가 잇따르자 산행에 앞서 물과 비상식량, 구급약품, 완충된 휴대폰과 예비배터리, 랜턴, 우비, 체온유지를 위한 바람막이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산행은 반드시 해 지기 1~2시간 전에 마쳐야 하고, 최소 2명 이상 산행하되 약한 사람의 속도를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산행 중 부상이나 조난을 당했을 때는 산악위치표지판에 적힌 국가지점번호를 이용해 119에 신고하면 된다. 지쳤거나 악천후로 산행을 계속하기 어려울 때는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가능한 방법으로 구조요청을 한 후 구조대가 올 때까지 체온과 체력을 유지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가을철은 산행 인구 증가와 큰 일교차 등으로 인해 사고의 위험이 높다”면서 “예방수칙을 지켜 안전한 산행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