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김포공항 국내선 앞 도로에서 전국공항노동자연대 노조원들이 ‘죽음의 공항을 멈춰라! 10.1 전국공항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4조 2교대 전환과 공정한 계약구조 마련 등을 촉구했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공항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주진호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5일 전국공항노동자연대 기자간담회에서 “공항 자회사 노동자의 요구는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다”라며 “연속야간노동을 없애고, 합의된 4조2교대를 시행하라, 바로 죽음의 교대제를 멈추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수석부지부장은 “이 합의는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공항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라며 “그 사이 과로와 인력 부족, 불합리한 교대제 속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지치고 다치고 사망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와 3개 자회사는 2020년과 2022년 4조2교대 근무체계 전환, 필수인력 충원, 연속야간노동 근절 등 노동자 건강권 보장, 임금 및 복리후생 개선 등을 합의했다. 그러나 사측은 아직까지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노조는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며 지난달 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도부는 지난 10월27일부터 단식 투쟁을 시작해 이날로 10일차를 맞았다. 정안석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이날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고, 남은 2명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인천공항에서 6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 제주 등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서도 자회사 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다치는 산재가 연평균 27.2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36건의 산재가 발생했다.
이들은 4조2교대로 전환할 경우 공항 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인천공항은 재무상태가 양호하고 매출·이익 등이 모두 상승했다고 스스로 홍보하고 있다”며 “4조2교대 개편은 위탁사업비를 늘리는 안이 아니다. 노사는 이미 임금 삭감 없이, 추가 비용 증가 없이, 교대제 전환이 가능한 운영안을 함께 도출했고, 실질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공항노조는 결원정산제 폐지와 낙찰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해진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원청인 한국공항공사가 일방적으로 노무비를 감액하는 결원정산제 때문에 자회사 노동자들은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또 공사는 인건비를 시중노임단가의 100%를 지급하지 않고 92% 낙찰률을 적용하고 있다. 엄홍택 공항노조 위원장은 “한국공항공사는 오히려 노조법 2·3조 개정을 핑계 대며 나서지 않고 있고,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공공기관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