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뉴욕시장 선거 개표 행사에서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가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 UPI연합뉴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 무슬림 시장으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34)가 4일(현지시간) 당선됐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럿 보유한 맘다니는 이민자이자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계 부모를 둔 맘다니는 1991년 아프리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태어났으며 7살에 뉴욕으로 이주했다. 맘다니의 아버지는 마무드 맘다니(79) 컬럼비아대 교수이며 어머니 미라 나이어(68)는 유명 영화감독이다.
맘다니는 명문 고교로 꼽히는 브롱크스 과학고를 졸업했으며 메인주 보든 칼리지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했다. 그는 정계 입문 전 뉴욕 퀸스 지역에서 주택 상담사로 일하며 저소득층 주택 소유자들의 강제 퇴거를 막는 활동을 해왔다. 당시 맘다니는 ‘미스터 카다멈’이라는 예명의 래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2018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맘다니는 2020년 뉴욕주의회 의원선거에서 당선되며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두 차례 재선에 성공해 3선 의원으로서 현직이다. 맘다니의 반대 세력은 그의 정치 이력이 짧은 점을 들어 검증이 부족하다고 비판해 왔다.
맘다니는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이었지만 지난 6월 당내 경선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가 이끄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연합(DSA) 소속으로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공개적으로 맘다니에 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맘다니는 최초의 무슬림 뉴욕시장이다. 그는 유세 과정에서도 50여개의 모스크를 방문하는 등 무슬림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에 관해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왔다.
짧은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맘다니가 지지율을 끌어올린 이유 중 하나로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유세 방식이 꼽힌다. 뉴욕 거리를 걸어 다니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맘다니의 영상은 청년층의 큰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