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후보군 중 지지율 상위권
구청장 3선 비결 실용성·효능감
서울시 주거·교통난 해결 시급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5일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5일 “서울시장은 행정가 출신, 일로 검증된 사람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행정가 출신 이재명 대통령을 경험한 시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행정가 출신인 저를 통해 표출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이날 서울 성동구에서 진행된 경향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 중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을 두고 “이 대통령에 효능감을 확인한 시민들이 ‘서울시장도 일 잘하는 사람 뽑으면 잘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방하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2일 서울시 성인 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조사 결과 정 구청장 지지율은 13%로 민주당 주자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에서도 각각 9.6%, 8.4%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두고 “서울시장이 된다면 무엇을 할지,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며 “12월에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정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성동구청장에 당선된 뒤 3선을 했다. 임기 초부터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민원에 직접 응답하는 등 적극적인 SNS 소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3선 제한으로 내년 6·3 지방선거 구청장 후보로는 출마할 수 없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5일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회의실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
“서울시장도 정치인이지만 행정가 출신, 일로 검증된 사람에 대한 수요가 있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건 행정가 출신 이재명 대통령의 효능감을 확인한 시민들이 ‘서울시장도 다른 것 다 제치고 일 잘하는 사람 뽑으면 잘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저를 통해 표현된 것 같다. 저 말고 행정가 출신의 다른 분이 있었어도 그렇게 나왔을 거다.”
- 서울시장에 출마하나.
“주변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처음에는 덕담으로 받아들였는데, 요즘에는 문자 민원으로까지 권유가 온다. 이런 제안을 검토하지 않는 것은 무례라고 생각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12월에 내년도 예산안과 사업 계획이 확정된 이후에 결정하겠다. 임기를 마치기 전 현안을 다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에 20건씩 행사를 다니느라 아직 깊이 고민하지 못했다.”
-다른 주자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맞는 얘기다. 인지도도, 체급도 낮다고 볼 것 같다. 매일같이 TV 나오는 국회의원과 성동구청장은 다르지 않나. 만약 출마한다면 보완해야 할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 서울시의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주거와 교통 문제다. 주거공급계획은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주택정비사업의 첫 관문인 정비사업 구역 지정 권한은 사업 규모와 관계없이 서울시에 집중돼 있다. 1000세대 미만 중소 규모 정비사업 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위임하면 주택 공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교통 문제는 지하철역과 주요 거점을 빠르고 쉽게 연결해야 한다. 성동구에서는 지난해부터 지하철역과 주요 공공시설을 연결하는 성공 버스를 도입했는데, 도입 후 마을버스 이용률이 7.18% 증가했다.”
-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평가는.
“극약 처방을 했으니 자연히 불만도 있고 부작용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놓은 정책이라면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그 부작용을 어떻게 줄일지 논의해야 한다. 집 1층에서 불이 나면 소방관은 불이 번진 2,3층에도 물을 뿌려 꺼야 하지 않겠나. 다만 멀쩡한 3,4층에도 물을 뿌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억울한 사례는 최소화해야 한다. (대책 시행) 시기를 단축하거나 보완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겠다.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잘 협의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결해야 한다.”
- 오세훈 시장은 부동산 대책을 비판했다.
“1층에 불낸 사람이 3,4층 주인들 모아서 소방관 잘못했다고 하는 꼴이다. 서울시 민간아파트 공급의 90%는 서울시장이 인허가권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 집값이 오를 개연성이 있고, 공급은 부족하다면 수요관리를 했어야 한다.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점진적 확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인데, (오 시장은) 그걸 해제해버리지 않았나. 저는 (오 시장이) 불을 낸 거라고 생각한다.”
- 중도층이 많다고 평가되는 성동구에서 연임한 이유는.
“실용성과 효능감 때문인 것 같다. 최근 구청에서 한 여론조사에서 ‘내 문제를 구청에서 해결해줄 것’이라는 효능감 항목에 70%가 동의했다. 보수 유권자들로부터 ‘일은 잘 하는데 왜 민주당으로 나왔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결국 보수적인 분들도 (정치적 성향보다) 효능감으로 판단한 것이다.”
- 문자 민원은 주로 어떤 내용인가.
“주로 생활 민원이다. 도로 파손 등 안전 문제가 많다. 최근에는 다른 구에서 ‘우리 구청장에 전달해 달라’는 민원이나 정치적 행보에 관한 조언도 많이 들어온다. 50, 60대 어르신들은 국회의원을 하라는 분들이 꽤 있지만 훨씬 많은 이들은 서울시장을 하라고 한다. 전에는 ‘덕담 감사합니다’라고만 했는데 요즘에는 ‘생각해보겠다’고 답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