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파업 장기화 가능성 커져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공항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4조2교대 전환과 공정한 계약구조 마련 등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이 열흘째를 맞이했다.
주진호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5일 전국공항노동자연대 기자회견에서 “공항 자회사 노동자의 요구는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다”라며 “연속야간노동을 없애고 합의된 4조2교대를 시행하라, 바로 죽음의 교대제를 멈추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와 3개 자회사는 2020년과 2022년 4조2교대 근무체계 전환, 필수인력 충원, 연속야간노동 근절 등 노동자 건강권 보장, 임금 및 복리후생 개선 등을 합의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도부는 지난 10월27일부터 단식투쟁을 시작해 이날 10일차를 맞았다.
인천공항에선 올해만 노동자 6명이 일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제주 등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서도 자회사 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다치는 산재가 연평균 27.2건 발생하고 있다.
노조는 4조2교대로 전환할 경우 공항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4조2교대 개편은 위탁사업비를 늘리는 안이 아니다”라며 “노사는 이미 임금 삭감 없이, 추가 비용 증가 없이, 교대제 전환이 가능한 운영안을 함께 도출했고, 실질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노조는 결원정산제 폐지와 낙찰률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결원정산제는 정해진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원청인 한국공항공사가 일방적으로 노무비를 감액하는 제도다. 노조는 이 때문에 자회사 노동자들이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공사는 인건비를 시중노임단가의 100%가 아닌 92% 낙찰률을 적용하고 있다. 엄홍택 공항노조 위원장은 “한국공항공사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핑계 대며 나서지 않고 있고,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공공기관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