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
순매도, 4년3개월 만에 ‘최다’
개인이 2조5천억 사들이며 반등
‘1500원 육박’ 환율 급등도 영향
지난 3일 사상 처음으로 4200선에 올라섰던 코스피지수가 5일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했다 반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미국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커지고 국내 증시 과열 우려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학개미’가 2조5000억원가량 사들이며 4000선은 간신히 지켜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7.32포인트(2.85%) 하락한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2.37%)에 이어 이틀 연속 2% 넘게 급락했다. 코스피가 이틀 연속 2% 넘게 하락한 것은 지난해 블랙먼데이(8월2~5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183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순매도 물량은 4년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개인들이 2조565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방어했다.
전날 926.57에 마감하며 연중 최고 종가를 기록했던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24.68포인트(2.66%) 떨어진 901.89에 거래를 마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3867.81까지 밀렸고, 코스닥은 871.19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오전 한때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일시효력중지)가 발동됐다.
코스피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관세 이슈가 불거진 4월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는 ‘블랙먼데이’였던 지난해 8월5일 이후 15개월 만이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코스닥150선물지수가 6%·코스닥150지수가 3%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오후 들어 ‘팔자’ 심리가 진정되면서 낙폭은 절반가량 만회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급락이 ‘기초체력’보다는 외국인과 심리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지난 10월1일부터 이달 3일까지 23.28%나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금리 인하) 지연 전망과 AI 거품론, 사상 최대 규모의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맞물리며 격한 조정이 나타났다”면서 “특히 코스피는 최근 가격조정 없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오며 차익실현 압력이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도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5원 오른 달러당 1449.4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7개월 만에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