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손시헌·정재훈 이어 이진영·손지환 영입하기로
김원형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이 작정하고 변신을 준비한다.
정규시즌 9위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두산이 KBO리그 알짜 코치들을 싹쓸이하며 부활 의지를 가감 없이 표출하고 있다.
김원형 두산 신임 감독(사진)은 지난 10월23일 취임식에서 “두산 특유의 끈끈한 야구,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뚝심 있는 야구를 했기 때문에 ‘미러클 두산’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우승을 목표로 다 같이 노력해보고 싶다”며 “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새 코치진 구성에도 이런 구상이 반영됐다. 홍원기 수석코치, 손시헌 퀄리티컨트롤(QC)코치, 정재훈 투수코치 영입을 발표한 두산은 이진영 타격코치, 손지환 수비코치와도 함께하기로 했다.
키워드는 ‘허슬두’와 ‘우승’이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리그 사령탑이던 인물을 곧바로 수석코치로 영입한 것부터 야구계에는 잔잔한 충격이다.
전반기를 마치고 키움 사령탑에서 물러난 홍원기 신임 수석코치는 두산에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 1번, 준우승을 2번 경험했다. 두산의 ‘허슬두’가 시작되던 시기 멤버였다. 그다음 ‘허슬두’ 세대가 손시헌·정재훈 코치다. 손 코치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정 코치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두산에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4번 했다.
두산의 코치 수집은 ‘출신’에만 집중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선임 직후부터 “감독 능력도 중요하지만 코치 역할도 커서 유능한 분들을 모셔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타 구단의 핵심 보직을 맡아 리그 트렌드를 잘 알고 좋은 실적을 낸 코치들을 쏙쏙 빼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팀의 투·타 메인 코치를 모두 영입했다. 정재훈 코치는 두산에서 코치를 하다 KIA로 이동해 지난해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이진영 코치는 김원형 감독이 SSG를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이끈 2022년 타격코치로서 함께했다.
2024년 삼성으로 옮겨서는 바로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하고, 올해도 포스트시즌에서 강력한 타격으로 삼성이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접전을 펼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두산은 곧 열릴 FA 시장에서도 움직일 준비를 한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부 FA와 외부 FA 협상에 모두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 선수가 우리 팀 전력 보강에 도움이 될지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와 몸값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