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형님의 노래 ‘가을이 오면’ 1소절, 그러니까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와요. 길을 걸으면 불러보던 그 옛 노래는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네…”까지 불렀는데 가을이 가고 있어. 아쉬워 어쩌냐~ 가는 임을 붙잡을 길이 없네. 자주 먼저 떠나보내면 이골이 나기도 한다는데…
아들 셋을 군대에 보낸 아버지 얘길 안다. 첫째는 군대 입영소까지 따라가서 펑펑 울고, 둘째는 버스 타는 데까지 따라가서 손을 흔들어 주는데, 막내가 군대 갈 땐 딱 한마디 했다지. “춥다. 문 닫고 가그라.”
푸르던 잎사귀덩만 금세 단풍이 들었네. 꼭대기 여문 홍시를 새들이 쪽쪽 빨아먹고 있다. 단풍 지듯 늦은 나이임에도 공부를 하나 하고 있는데, 딱 한 달만 다니면 끝이야. 그 일로도 기차를 타고 서울을 죽~하니 다녔어. 가끔 어린 대학생들을 만나 배움을 나눴다. 대학원장님 말씀에 따르면 한 어린 학생은 내가 일러준 길을 가보겠다고 했다지. 가을이 가야 겨울 가고 새봄이 오지. 앞사람이 성큼 걸어가면 뒷사람이 따라오는 우주의 비밀.
아끼는 후배의 갈비뼈가 부러졌는데, 뼈가 잘 붙는 한약을 알아보았다. 한의사 친구가, 밥만 잘 먹으면 된대. 그 친구 배가 나왔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뱃살 빼면 낫는대. 우리는 날마다 기를 쓰면서 살아가는데, 뭐든 기본만 해도 잘하는 거래. 인생이야 별의별 부침이 있고, 지나 보면 다 어제의 일. 내가 몇해 전 그런 일이 있었지 아마, 그렇게 돼.
멕시코 사람들은 ‘올린’이라고, 최선을 다한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어의 ‘올인’과 비슷해. 올린! 가을처럼 붉게 익은 뒤 한숨 돌리면 대지에 펄펄 첫눈이 내리겠지. 당신 올해 수고 많으셨어요.
알고 보면 모두 내 일이고, 내 몸의 일.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는 가고, 너는 오나, 우리는 영원히 함께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