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서 오리건주 법무장관 댄 레이필드가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부과한 대규모 관세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위한 심리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내린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의 범위를 벗어났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이날 구두변론은 약 3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연방정부 측과 소송을 제기한 중소기업·민주당 성향 12개 주(州)가 차례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결정의 중대성을 흐리고 싶지 않다”며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대규모 무역적자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00개국 이상에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에는 처음 25%의 관세가 적용됐으나 이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조건으로 15%로 낮아졌다.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D 존 사우어 법무차관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위기였기에 비상권한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송을 제기한 중소기업들을 대리하는 닐 카티알 변호사는 “관세는 세금이며, 과세권은 헌법상 의회에만 속한다”며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고 맞섰다.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세금 부과는 언제나 의회의 핵심 권한이었다”고 지적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같은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과거 닉슨 대통령이 유사한 법률로 관세를 부과한 전례를 언급하며 대통령 권한을 옹호했다.
앞서 국제무역법원과 연방항소법원은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불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의 구도로 구성돼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