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제임스궁에서 열린 ‘2025 엘리자베스 여왕 공학상’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낮은 에너지 비용과 느슨한 규제를 주 요인으로 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자사 주최로 열린 ‘AI의 미래 서밋’에서 황 CEO가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엔비디아 최첨단 칩 ‘블랙웰’ 판매 금지 조치를 유지한다고 밝힌 뒤 나왔다. 미·중 갈등으로 엔비디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한층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미국·영국 등 서방이 ‘냉소주의’에 발목을 잡혀 있다며 “우리는 더 많은 낙관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각 주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AI 규칙을 언급하면서 “50개의 새로운 규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에너지 보조금 정책을 통해 현지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 AI 칩의 대체품을 훨씬 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전기가 공짜”라고 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자국 반도체를 사용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의 전기 요금을 50%까지 감면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화웨이·캠브리콘 등 자국산 칩의 전력 효율이 엔비디아보다 낮아 비용이 많이 든다는 업계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전해졌다. 또한 중국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기술기업에 엔비디아 칩 구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국가 자금을 지원받은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해 자국산 AI 칩만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놨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에 맞서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간 황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인 중국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첨단 AI 칩을 판매해 미국 기술에 의존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황 CEO는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내가 오랫동안 말해왔듯이, 중국은 AI 분야에서 미국보다 나노초(nanoseconds) 차이로 뒤처져 있다. 미국이 앞서 나가고 전 세계 개발자들을 선점해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 엔비디아 AI 칩 수출 문제는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방영된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이 엔비디아와 거래하도록 하겠지만 최첨단 칩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첨단 칩은 미국 외에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