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단체의 항의에 참배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5월 정신이 역사의 자부심이 되도록 진심을 다해 호남과 동행하겠다”며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5·18민주화운동 정신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위대한 기둥”이라고도 했다. 보수정당이 위기 때마다 5·18 정신을 말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윤석열 내란을 옹호해온 장 대표가 감히 5월 정신을 입에 올릴 수 있는지 묻게 된다.
장 대표는 첫 광주행을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라고 했다. 그간 장 대표의 언행을 보면 후안무치하기 그지없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은 군사쿠데타에 맞선 시민 항쟁이 5·18이다. 그 역사 앞에서 국민통합을 말하려면 12·3 내란에 대한 통렬한 사죄부터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장 대표는 윤석열을 ‘눈물 면회’한 뒤 “좌파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고 선동했고, 장외 집회에서 “이재명 정권을 끝내자”며 대선 불복·내란 비호 의지를 꺾지 않았다. 지난 3월엔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날 김민수 최고위원이 “국민 신뢰를 잃은 사전투표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사전투표 음모론’을 제기할 때도 장 대표는 침묵하며 수수방관했다. 헌법재판소가 합헌을 결정한 사전투표제를 다시 공격한 것은 대선 불복론과 궤를 같이하는 사실상 ‘내란의 언어’다. 내란에 대한 반성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법질서를 흔드는 이런 위헌적·극우적 발언을 적극 제지하는 게 공당 대표가 할 일 아닌가. 장 대표는 윤석열을 탄핵한 헌재를 향해 ‘국민적 저항권’을 외친 조배숙 의원을 당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했다. 내란 우두머리를 감싼 인물을 통합기구 수장으로 내정하면서 국민통합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일 뿐이다.
광주시민들은 “내란 옹호 인물이 호남 민심을 이용하려는 위선적 행보”라며 장 대표의 5·18국립묘지 참배를 막아섰고, 5·18단체들은 “내란 정당 대표와 만날 수 없다”며 간담회에 불참했다.
광주시민들은 장 대표에게 묻고 있다. 내란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견지하며 계속 ‘윤 어게인’을 외칠 것인가. 민주주의·통합을 말하면서 언제까지 내란이라는 국가폭력을 두둔할 건가. 내란과의 단절 없이, 오월 영령들을 참배하겠다는 건 광주에 대한 모독이다. 장 대표는 표리부동한 5·18묘지 참배에 앞서 윤석열·내란·극우 세력부터 절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