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부문 68.8%…무공해차 30% 넘어야 수송에서 50.5% 감축
윤석열 정부에서 후퇴한 재생에너지 전환 등 현실적 제약 많아
전문가 “에너지뿐 아니라 사회 경제 시스템 전환 노력 병행해야”
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관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정부가 6일 발표한 ‘50%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시민사회보다는 산업계 요구에 가까운 목표로 평가된다. 정부가 현실론을 앞세워 방어적 목표치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목표치도 미온적이지만, 그간 지연된 기후정책을 고려할 때 이마저도 달성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목표를 정하는 것 못지않게 실행 방안의 구체성도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부문과 산업은 물론 생활 등 모든 면에서 저탄소로 체제를 전환하려는 적극적인 실행 방안이 시급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를 열고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최소 50~53%에서 최대 60%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제시한 2018년 대비 48%(산업계 요구 반영), 53%(선형 감축안), 61%(유엔·국제사회 권고), 65%(시민사회 요구) 감축안 중 가장 낮은 첫 번째 안과 두 번째 안 사이에서 하한선을 정한 것이다. 국제사회와 시민사회가 요구한 61~65%보다 산업계가 주장한 48%에 가깝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저자로 참여한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기자와 통화하며 “50%는 너무 낮다. 정부 최종안이 선형 감축 경로인 53% 이상으로 결정된다면 충분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일단은 타당한 수준에서 목표를 정한 뒤 정부, 시민사회, 산업계가 힘을 합쳐 모든 부문에서 이행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2035년까지 전력부문은 2018년 대비 68.8~75.3%, 산업은 24.3~28.0%, 건물은 40.1~56.2%, 수송은 50.5~62.8%, 농축수산은 26.1~29.3%, 폐기물은 52.6~53.6%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특히 전력·수송 부문에서 감축 목표가 높게 설정됐다. 재생에너지 보급과 무공해차 확대 등에서 모두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부에 따르면 53% 감축안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150GW(기가와트) 이상으로 늘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재생에너지 설비는 34.7GW에 불과해 매년 10GW 이상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윤석열 정부 때 크게 후퇴한 탓이 크다.
50% 이상 감축해야 하는 수송부문에서도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내연차 퇴출 수준의 과감한 조치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정부는 무공해차 비중이 최소 30%를 넘어야 수송부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30 NDC 달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18년 대비 40%(2억9100만t)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줄인 양은 8860만t으로, 남은 5년간 줄여야 할 양은 이의 2.3배에 달한다.
이 교수는 “현재 정부안에는 탄소포집 등 신기술로 인한 감축량을 상당히 많이 배정하는 등 현실적이지 않은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며 “당장 산업과 생활 등 모든 면에서 저탄소로 체제를 전환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부문뿐 아니라 소비 수요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 자체를 높이는 데서도 탄소를 크게 감축할 수 있다. 에너지뿐 아니라 사회 경제 시스템을 전환하려는 노력을 ‘패키지로’ 해야 한다”고 했다.
NDC 유엔 제출을 석 달도 남기지 않은 채 급하게 논의를 진행해 제대로 된 공론과 숙의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