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과정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준장)에 대해 직권남용감금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이 채 상병 순직사건을 초동조사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시 감금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지난달 20일 이 전 장관과 김 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직권남용감금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범죄 혐의 관련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보고 이들을 기소할 때도 해당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채 상병 사망 한 달여 뒤인 2023년 8월30일 박 대령에 대해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군사법원은 이틀 뒤인 같은 해 9월1일 박 대령의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적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박 대령은 지난해 3월 ‘구속영장 청구서에 17가지 허위 사실이 기재됐다’며 영장을 작성한 염보현 국방부 검찰단 군검사(소령)를 허위공문서 작성과 행사, 감금미수 등 혐의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고소했다. 조사본부는 염 소령을 지난 3월 불기소 의견으로 국방부 검찰단에 송치했다.
특검은 이 고소 사건을 이첩받아 지난 8월부터 수사해왔다. 특검은 염 소령 이름으로 작성된 구속영장 청구서가 사실상 군검사 여러 명이 나눠 작성한 정황을 파악하고 윗선 지시 여부를 수사해왔다. 특검은 이 전 장관과 김 준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해 이들에게 감금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영장실질심사 당시 국방부 검찰단이 구인영장을 발부받아 박 대령을 군사법원에 대기토록 한 행위를 실질적으로 감금한 것이라고 보고 이들에게 감금미수가 아닌 감금 혐의를 적용했다. 염 소령에겐 감금죄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박 대령이 고소한 감금미수 혐의 피고발인 신분은 유지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을 비롯한 수사외압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염 소령도 함께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염 소령은 감금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만큼, 감금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불기소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박정훈 대령이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을 폭로하자, 박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입막음을 하려 했다는 의혹을 샀다. 박 대령은 2023년 8월28일 국방부 검찰단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023년 7월31일) 오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해병대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했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