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맞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일주일새 6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환자 수가 6배 가까이 늘면서 유행이 일찍 시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예방접종을 서두르라고 권고한다.
7일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의료기관 인플루엔자 외래환자 감시 통계를 보면 올해 44주차(10월26일~11월1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22.8명으로 집계됐다. 1주 전(13.6명)보다 68% 늘어난 수치다. 이번 유행은 특히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다. 44주차 기준 7~12세에선 1000명당 68.4명, 1~6세 40.6명, 13~18세 34.4명에 달해 질병청이 제시한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9.1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올 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44주차(3.9명)와 비교하면 5.84배나 많아 유행주의보 발령 시점도 작년보다 두 달 가량 앞당겨졌다. 질병청은 정점에 달했을 때의 유행 규모가 최근 10년간 가장 컸던 지난 겨울만큼이나 올 겨울의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흔히 독감이라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감염력과 전파력이 매우 높아 짧은 기간 안에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감염 후 평균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기침,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의 감기와 달리 온몸에 심한 증상이 생기고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며, 소아는 구토·설사 같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은 3~4일 내 호전되지만, 고위험군은 폐렴·중이염·심근염 등 합병증까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플루엔자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는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군 외에 일반 성인과 청소년도 적극적으로 접종을 받는 것이 감염뿐 아니라 합병증과 중증 진행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접종 후 약 2주 뒤부터 면역이 형성되는데, 한 번의 접종으로 겨울철 유행기간 동안 예방 효과가 지속된다. 예방접종을 하면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덜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은 크게 낮출 수 있다.
윤진구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매년 반복적으로 유행하지만 올해처럼 빠르고 강하게 확산되는 시기에는 특히 고위험군의 감염 위험이 커진다”면서 “예방접종은 단순히 개인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감염 확산을 막는 공동체적 방어막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처럼 유행이 빨라진 시기에는 늦지 않게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