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도 1456.9원
지난 4월 9일 이후 최고치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원화, 국채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장중 3% 넘게 하락한 코스피는 2주만에 종가가 4000선 밑으로 밀렸고, 원·달러환율 주간종가는 ‘상호관세 쇼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역시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채권시장도 침체되고 있다. 당분간 분위기를 반전할 재료가 없는 만큼 금융시장의 불안장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2.69포인트(1.81%) 내린 3953.76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4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4일(3941.59)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오전 11시부터 빠르게 낙폭을 키우면서 장중 139.13포인트(3.46%) 급락한 3887.32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79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모든 거래일 순매도에 나선것으로 이달 순매도만 약 7조3000억원에 달한다. 반대로 이달 모든 거래일 순매수에 나선 개인이 이날 6959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그나마 지수의 하방을 방어했다. 개인은 이달 약 7조46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9.2원 오른 달러당 1456.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 상호관세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최고 주간종가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위험통화인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엔 실적 기대감, 한·미 정상회담 등 기대감에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이 코스피 ‘역대급 순매수’에 나서면서 증시는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엔 호재가 모두 사라지면서 환율과 증시 하락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이 상승하자 외국인이 이탈하고, 이 영향으로 환율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증시도 추락하는 것이다. 이날 외국인이 이탈한 것도 환율이 1450원을 넘긴 영향이 컸다.
채권시장도 약세다.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60%포인트 오른 2.894%,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3%포인트 오른 3.226%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18일(2.915%),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11일(3.234%) 이후 최고치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차례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오히려 금리가 더 오른 것으로 가격이 그만큼 추락했다는 의미다.
한 채권 운용역은 “며칠째 상승한 국고채 금리와 신용(크레딧) 시장 우려에 전일 미국 국채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과 집값 상승으로 한은의 금리인하 전망이 크게 후퇴한 데다, 은행 예금이 증시로 향하면서 은행이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린 영향이다.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져 경제에는 하방압력이 될 수 있다.
증권가에선 증시 ‘조정장’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조정 흐름이 연장될 수 있지만 악재를 소화하는 과정이고, 단기 조정은 상승장의 쉼표 구간이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 약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데다 환율이 하락할 마땅한 요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노력 덕에 대미 현금투자는 최악을 면했지만, 국내 자금이 미국으로 이탈할 수밖에 없고 원화 약세의 장기화 가능성을 가리킨다”며 “자영업자 또는 일반 서민들의 삶은 사상 최고 수준과는 거리가 멀어, 내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주식시장의 강세 여부와는 무관하게 원화 약세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