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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치켜든 반가사유상이 전하는 마음…“네가 최고”

입력 2025.11.08 09:00

  • 김미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사업본부장

용산 국중박 20주년 기념 상품들

‘네가 최고’

‘네가 최고’

국립중앙박물관을 거닐다 보면, 관람객들의 기분 좋은 말이 간간이 들려올 때가 있다.

“박물관 오면 우리나라 진짜 선진국 같아.” “다음에 다시 와서 제대로 봐야지.” 반면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이야기도 들린다. “박물관이 경복궁에 있을 때 가보고 처음 와봤어요.”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에 자리를 잡은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최근에야 박물관에 관심을 두게 된 사람들은 박물관이 덕수궁,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경복궁조선총독부 건물 등을 옮겨 다닌 역사를 모를 수도 있다. 마치 처음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국립중앙박물관의 열린마당에서 바라보는 남산타워의 풍경은 언제나 멋지고 자연스럽다.

제대로 된 터에 자리를 잡은 박물관은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그 이야기를 특별하게 나누고자 마련된 기획전 ‘20년의 이야기, 유물과 사람’이 오는 12월28일까지 상설전시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박물관이 엄선한 유물 20선은 용산 개관 이후 관람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소장품들로 경천사 십층석탑, 반가사유상, 달항아리, 이사지왕명 큰칼, 금속활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인기로 순위를 매길 수도 있겠지만, 전시실에서 눈길을 멈추고 오래 머물던 순간들,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추억으로 본다면 모든 유물에는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은 올해, 박물관은 의미있는 유물과 관련한 기념 상품을 선보인다. 하지만 유물 20선의 최종 목록을 기다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 기념 상품을 준비하는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유물의 구성이 너무 다양해 이야기를 어떻게 상품에 담을지 고민이 컸다. 이미 상품화된 유물도 있었고, 전혀 손대지 않은 유물도 있었다. 시대와 맥락이 제각각이라 하나의 주제로 엮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작년 상표권 등록을 해두었던 반가사유상의 확장 버전이 떠올랐다. 반가사유상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지만, 옷 주름과 발가락 끝에서도 느껴지는 평온한 미소가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미리 지어두었던 이름을 이번에 꺼내 쓰게 되면서 상품 기획이 시작되었다.

금속활자 키링

금속활자 키링

이런 과정을 거쳐 출시한 상품이 바로 ‘반가사유상 마음 시리즈’다. 반가사유상이 오늘의 우리에게 건네고 싶은 세 가지 마음을 담아 ‘네가 최고’ ‘사랑 가득’ ‘K-볼하트’를 선보였다. 볼하트의 창시자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시작된 것만은 분명해 ‘K-볼하트’로 이름 붙였다. 패키지 디자인은 응원의 마음을 담은 부적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 ‘최고심’ 작가와 협업해 ‘마음 시리즈’라는 콘셉트를 더욱 극대화했다. 박물관 상품사업본부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컬러 시리즈를 선보였을 때보다 훨씬 긴장된 마음으로 이번 상품을 준비했다. 유물 이름에도 담긴 ‘사유’라는 개념에 변화를 주는 과감한 시도였기 때문이다.

따뜻한 마음을 반가사유상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지, 얼마나 많은 분이 공감해주실지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출시 일주일 만에 2차 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세 가지 마음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네가 최고’다. 자신에게 ‘최고야’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 혹은 소중한 사람에게 그 말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반가사유상 마음 시리즈는 이런 분들께 권하고 싶다.

‘마음은 있는데 표현이 어려운 사람’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진심을 전하고 싶은 사람’.

또 하나 흥미로운 상품은 금속활자 키링이다. ‘꿈’ ‘복’ ‘돈’ 세 단어를 금속활자로 새기고, 각각 별, 네 잎 클로버, 돼지 모양의 오브제를 달았다. 가장 잘 팔린 글자는 의외로 ‘복’이었다. 처음 예상은 ‘돈’이었다.

그동안 나는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인간의 생로병사를 초월한 깨달음의 경지에서 나오는, 범접할 수 없는 비현실적 표정이라 생각해왔다. 깨달음의 순간도, 복을 바라는 마음도, 결국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박물관이 전하려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다. 이제는 그 마음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더 많은 사람이 알면 좋겠다.

■김미경

[김미경의 문화유산, 뮷즈가 되다]엄지 치켜든 반가사유상이 전하는 마음…“네가 최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사업본부장. 문화유산에 오늘의 감성을 더하는 브랜드 뮷즈(MU:DS)의 총괄 기획을 맡고 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 국립중앙박물관을 ‘굿즈 맛집’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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