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해 현장에서 수색 작업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에 대한 군 수사를 무마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8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조사에 재차 출석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특검 소환 조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소환 조사에도 출석하지 않은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6일 특검팀에 ‘변호인들의 다른 재판(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등)으로 인해 입회가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오는 15일로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추가 조사 일정 지정, 강제구인 등 대응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민영 채상병 사건 특검보는 지난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은 오는 8일 특검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는 요구에 대해 변호인 사정으로 조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첫 출석 요구에도 변호인 재판 일정으로 불응했다”며 “충분한 시간 여유를 주고 재판 일정이 없는 토요일로 (조사) 일정을 정한 만큼 예정대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청구할 계획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검토는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애초 지난달 23일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초 한샘빌딩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지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이 일정 조율을 요구하면서 오는 8일 오전 10시로 조사 일정을 늦췄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늦춘 조사 일정이 다가오자 전날 다시 “(조사 일자를) 11월15일로 특검과 조율 중”이라고 입장을 내면서 8일 조사 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에둘러 밝혔다.
직권남용·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은 특검법상 2호 수사 대상인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정점으로 꼽힌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를 보고 받은 뒤 해병대 상급자 처벌을 문제 삼아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어 같은 문제점을 언급하며 질책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에서 해병대 수사단에 대한 외압이 시작됐다고 본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을 채 상병 순직사건 혐의자에서 제외하는 데 관여하고, 군검찰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기소환 데도 폭넓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또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해 수사 선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 전반을 질의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