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0월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8일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 김만배 씨 등 피고인 5명에 대한 항소 포기를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대검찰청을 비롯한 검찰 지휘부는 애초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었지만, 법무부 측에서 항소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논의 끝에 ‘항소 금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이와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공소유지를 맡았던 강백신(사법연수원 34기) 대구고검 검사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 따르면 수사팀과 공판팀은 지난 3일 만장일치로 항소 의견을 모았다. 보고를 받은 이준호 중앙지검 4차장과 정 지검장은 7일 항소 제기 내부 결재를 했다. 그러나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이 재검토를 요구해 항소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강 검사는 “항소 마감 시한이 임박했음에도 중앙 지휘부는 항소장 접수 여부에 대해 아무런 지시 없이 시간만 흐르는 상황이 계속됐다”면서 “결단을 내려달라고 건의하자 4차장은 ‘대검에서 불허했고 검사장께서도 불허하여 어쩔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적었다. 이어 “근거와 이유를 알려달라고 하자 4차장이 대검으로부터 ‘배임 유죄 선고 및 유동규는 구형보다 중형 선고되어 항소의 실익이 없다’는 취지를 통보받았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강 검사는 그러면서 “대검에서 내부적으로도 항소할 사안으로 판단한 후 법무부에 항소 여부를 승인받기 위해 보고를 했고, 검찰과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본건 항소의 필요성의 판단을 보고했으나 장관과 차관이 이를 반대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에게 징역 5년을,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에게 징역 4년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에겐 징역 6년과 벌금 38억 원, 추징금 37억2200만 원을 선고했다.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에게는 검찰 구형량보다 많은 형이 선고됐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내릴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