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 의회의사당 폭동 선동 전력
피살된 찰리 커크 빈자리 메울 가능성
테드 크루즈 “매우 위험한 독 퍼뜨려”
터커 칼슨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닉 푸엔테스. 유튜브 갈무리
반유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 등을 내세운 극우 청년 활동가 닉 푸엔테스(27)가 영향력을 드러내면서 미국 보수 진영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푸엔테스에 관해 “미국 보수 운동의 미래를 둘러싼 온라인 논쟁의 중심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푸엔테스는 반유대주의, 백인민족주의, 안티페미니즘 등을 내세우며 활동하는 논쟁적인 인물이다. 푸엔테스는 “아돌프 히틀러를 존경한다” “여성들은 입을 다물어야 하고, 흑인들은 투옥돼야 한다” 등의 극단적인 발언을 해왔다.
푸엔테스는 혐오 표현 정책을 위반하고 2021년 미국의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선동했다는 이유 등으로 거의 모든 SNS에서 퇴출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정지된 푸엔테스의 계정을 되살렸고 그는 팔로워 100만명을 모으는 등 영향력을 다시 키워가고 있다.
푸엔테스는 지난달 27일 최근 폭스뉴스 앵커 출신 터커 칼슨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하며 다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칼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대표적 인사다. 푸엔테스는 “조직화된 유대인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스탈린의 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푸엔테스의 팟캐스트 출연을 두고 보수 진영의 의견 대립이 촉발됐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푸엔테스와 칼슨의 발언에 관해 “매우 위험한 독을 퍼뜨렸다”며 “히틀러가 멋진 인물이었다고 말하는 사람과 함께 앉아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 사악함에 공모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헤리티지재단의 케빈 로버츠 회장은 칼슨을 옹호하는 영상을 올린 후 논란이 되자 사과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 평론가 브렛 쿠퍼는 크루즈의 발언을 비판하며 “푸엔테스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 나머지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푸엔테스를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등 친밀함을 드러냈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푸엔테스의 발언에 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엑스에 푸엔테스에 관해 “불필요한 내분”이라며 “민주당을 물리치기 위해 협동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 확실한 지지층을 포섭하고 있는 푸엔테스를 보수 진영에서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푸엔테스의 지지층은 주로 트럼프 행정부에 불만을 가진 보수적인 청년 남성들이다. 최근 청년 공화당원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반유대주의적·인종차별적 발언을 주고받은 내용이 폴리티코에 의해 보도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9월 암살된 보수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가 사망한 후 빈자리를 푸엔테스가 메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커크 암살 사건은 우파의 권력 공백을 초래했고, 이는 더욱 극단적인 세력 간의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고 짚었다. 푸엔테스는 커크가 이민자 및 성소수자 문제에 관해 너무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푸엔테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충분히 추진하지 못했다며 지난 대선에서 투표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