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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항소 포기한 검찰, 그걸 침소봉대하는 친검세력들

입력 2025.11.09 18:30

수정 2025.11.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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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검찰이 대장동 비리 혐의로 기소된 김만배씨 등의 1심 판결 중 무죄 부분 항소를 포기했다. 검찰개혁이 진행 중인 민감한 시기에 항소를 포기해 논란을 자초한 걸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권력의 외압인 양 몰아가는 것도 침소봉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장동 사건 1심 재판부는 지난달 31일 유동규·김만배씨 등의 배임 혐의에 대해 중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김씨 등 일부 피고인의 선고형량은 검찰의 구형량보다 낮았고, 서판교터널 사업과 관련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와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항소를 지난 7일 포기했다. 김씨 등 피고인 전원은 항소한 터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2심은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고, 1심에서 무죄가 난 부분도 다툴 수 없게 됐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9일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법무부 의견도 참고했다”고 했다. 현 정부 들어 법무부는 검찰의 ‘묻지마 항소’ 관행을 개혁한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검찰개혁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매지 않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재판이 계류된 사건에 이를 처음 적용하는 것이 온당한가. 아무런 실익도 없이 왜 굳이 항소를 포기해 논란거리를 만드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대장동 사건 공소 유지를 맡았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지난 8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법무부·대검의 반대로 항소하지 못했다고 했다. 같은 날 이 사건 수사·공판팀도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의 부당한 지휘로 항소장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반발했고,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중앙지검 의견은 달랐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런 결기라면 검찰이 범죄 혐의가 명백한 김건희씨를 대놓고 봐주었을 때,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항고를 포기했을 때 연판장이라도 돌리며 들고일어나야 했던 것 아닌가.

더구나 윤석열 사단의 대표적인 검사로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사들을 수사한 강백신 검사가 검찰독립의 투사라도 된 듯 비분강개하는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항소 포기를 두고 “검찰이 자살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석열 정권 때 이미 자살했고, 한 전 대표도 그 책임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러니 이번 일을 기화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검찰개혁 반대 세력의 준동이 시작된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런 시도가 있다면 법무부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일의 자초지종을 투명하게 밝히고, 오해를 살 처신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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