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업체 ‘소우주’서 2년째 생산
“회수율 40%…재활용 쉽지 않아”
지난달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 앞에는 유리병에 담긴 생수가 두 병씩 놓였다. 정부 주최 국제행사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세심한 배려로 보였다.
이날 놓인 병생수는 ‘국산’이다. 재사용 유리병을 사용하는 음료업체 ‘소우주’에서 만들었다. 소우주의 최수환 대표는 지난 7일 기자와 통화하며 “국제적으로 환경이나 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 문제로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정상회의 때 유리병 생수, 그중에서도 국내산 생수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리병은 플라스틱과 달리 재사용이 가능하고 멸균팩, 종이팩 등에 비해 재활용도 쉽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유리병 재활용률은 80%에 달한다. 종이팩은 19%, 멸균팩은 3%다. 페트병의 재활용률은 88%지만 대부분 ‘중저급 재활용’이고 ‘고품질 재활용’은 15%에 불과하다. 소우주는 유리병에 생수를 담아 판매하고, 사용한 유리병은 회수해 재사용한다.
최 대표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90%를 차지하는 생수 시장에서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병 모델을 정착시키고 싶어 2년여 전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다만 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소우주의 유리병 회수율은 40% 수준이다. 최 대표는 “10개 이상의 병만 회수하다 보니 일반 소비자는 보관 등을 번거로워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유리를 만드는 공정에서도 탄소는 배출되지만, 유리 용기는 평균 12~20회 재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환경단체 제로웨이스트유럽 분석에 따르면 유리병을 3번만 재사용해도 일회용 페트병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어지고, 재사용을 반복하면 탄소배출량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 유리병은 미세플라스틱이나 나노플라스틱으로부터도 비교적 안전하다.
최 대표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음료나 식품이 유리병에 담겨 있는 게 당연했는데, 요즘 친구들은 페트병, 종이팩, 플라스틱 파우치에 익숙하고 유리병을 잘 쓸 일이 없다”며 “무겁고 깨질 수는 있지만, 자원순환을 넘어 건강하게 먹으려면 유리병을 이용해야 한다는 걸 경험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