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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발언대]트랜스젠더 청년에게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입력 2025.11.09 22:12

수정 2025.11.0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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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트랜스젠더 청년 긴급 생활비 지원사업 지원 증서 수여식’이 개최됐다. 트랜스젠더 청년들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변희수재단이 준비한 자리였고, 총 8명에게 그 기회가 주어졌다.

선정자 모두 심사 과정에서 보였던 긴장감을 떨치고 안도감을 느끼는 듯 환하게 웃고, 서로 축하와 응원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좌절을 느낄 법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그런지 이름이 불릴 때마다 힘찬 박수 소리와 환호가 가득했다.

다시 일어서고 싶어도 주저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 고 변희수 하사가 경험했던 일상이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군인이라는 신분을 박탈당했을 때 청년 변희수는 잠깐의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자신이 무능한 것은 아닌지 속상해했고, 무너진 자존감은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그래서, 2024년부터 시작된 ‘트랜스젠더 청년 긴급 생활비 지원사업’에는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청년들이 변희수 하사가 겪었던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지원금의 사용처는 모두 달랐다. 누군가는 미납된 건강보험료와 통신비를 탕감하는 데 사용하고 싶어 했고, 밀린 월세를 내거나 그동안 돈이 없어 미뤄두었던 호르몬 치료, 심리상담을 받는 데 지출하겠다고 약속한 이도 있었다. 구직활동 기간 중 생활비나 진로 개발 지원금으로 사용하고 싶다면서 지원 이후의 삶이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기도 했다. 평균 200만원 남짓 되는 지원금이라 한 달을 살기에도 빠듯하겠지만,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숨이 잠시라도 트일 수 있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자료집 <성소수자, 주거권을 말하다>(2021)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는 시스젠더 응답자보다 최종 학력이 낮았고,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으며, 더 적은 월수입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당연히 주거환경은 불안정했다. 응답자 949명의 평균 나이가 약 31세인 것은 트랜스젠더 청년의 삶이 정말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번 지원 과정에서 예전에 띵동을 찾아와 상담한 이들을 청년의 나이가 되어 다시 만나기도 했다. 띵동의 지원이 종료되고 자연스럽게 멀어졌지만, 나이만 달라졌을 뿐 그들의 위기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만나지 못한 시간만큼 위기가 더 쌓인 듯했다.

지원금은 잠깐 숨을 고르게 도울 뿐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교육, 노동, 주거, 의료 등 모든 영역에서 취약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트랜스젠더 청년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방안을 시급히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시작할 기회가 차별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로 이어질 수 있길, 트랜스젠더 청년에게도 그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는 사회를 꿈꿔본다.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띵동’ 대표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띵동’ 대표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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