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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하지만 공기업인 동서발전에서조차 위험의 외주화와 사고가 계속됩니다.

지난 4일에는 노동부가 '공공기관 긴급 안전대책 회의'를 열어 공공부문 불법 하도급을 근절하겠다고 했는데 이틀 만에 이번 사고가 일어났죠.

최근 여러 대형사고에서도 위험의 외주화가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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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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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와의 전쟁’ 이대로는 못 이긴다···여전한 ‘죽음의 불평등’

입력 2025.11.10 07:00

  •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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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이틀째인 지난 7일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에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있다. 울산|권도현 기자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이틀째인 지난 7일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에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있다. 울산|권도현 기자

또 ‘위험의 외주화’입니다. 지난 6일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보일러탑 붕괴 사고로 하청노동자 7명이 매몰됐습니다. 현재까지 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됩니다. 올해 단일 사고로는 인명피해가 가장 많습니다. 오늘 점선면은 이번 사고가 드러낸 산재와 위험의 외주화의 고리를 들여다봅니다.

점(사실들) : 40년 된 구조물 무너지며 매몰

지난 6일 발생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탑 붕괴사고 구조작업이 5일째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고는 가동이 중지된 60m 높이 보일러탑을 해체하기 위해 기둥을 잘라내던 중 탑이 붕괴하면서 일어났습니다. 사고가 난 보일러탑은 1981년 준공돼 40년이 넘은 노후 시설이었습니다.

사고 직후 구조된 2명을 제외하면 7명이 매몰됐습니다. 오늘(10일)까지 사망자가 3명, 사망 추정자가 2명, 실종자가 2명입니다. 붕괴한 탑 양옆에 비슷한 노후 탑이 있어 중장비 진입이 쉽지 않았고, 추가 붕괴 위험이 감지되면서 구조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어제(9일)부터 드론 수색을 시작하면서 양옆에 있는 탑 발파·해체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울산경찰청, 울산지검은 사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선(맥락들) : 또 하청노동자가 당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으로 여러 추정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시설이 노후화된 것도 문제지만 작업을 제대로 했는지, 안전수칙은 잘 지켰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해체작업 전 마련해둬야 하는 해체계획서를 잘못 작성했거나 계획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붕괴에 대비해 탑 무게를 지탱해주는 와이어 작업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도 들여다볼 지점입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확실히 드러난 것도 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 정황입니다. 위험의 외주화란 유해·위험한 업무를 하청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행위를 뜻하는데요. 이번 해체공사 시행사는 HJ중공업이지만,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 노동자들입니다. 그중에서도 1명만 코리아카코의 정규직이고 8명은 계약직이었죠. 첫 사망자는 일용직으로 출근한 지 4일째에 변을 당했습니다.

이번 사고가 위험의 외주화라는 의제를 한국 사회에 던진 장소인 발전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더 씁쓸합니다. 2018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20대 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진 뒤로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어졌습니다. 그 흐름은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으로 이어졌죠.

하지만 원체 위험의 외주화가 심각했던 발전소는 여전히 개선의 기미가 없었습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 5대 공기업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이 공기업들에서 2021부터 올해 7월까지 52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부상자의 85%인 443명이 하청노동자였고, 사망자 5명은 모두 하청 소속이었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동서발전은 지난 7월에는 강원 동해시 동해화력발전소에서도 30대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이틀째인 지난 7일 울산시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에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있다. 권도현 기자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이틀째인 지난 7일 울산시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에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있다. 권도현 기자

면(관점들) : 산재와의 전쟁, 이래서는 못 이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공기업인 동서발전에서조차 위험의 외주화와 사고가 계속됩니다. 지난 4일에는 노동부가 ‘공공기관 긴급 안전대책 회의’를 열어 공공부문 불법 하도급을 근절하겠다고 했는데 이틀 만에 이번 사고가 일어났죠.

최근 여러 대형사고에서도 위험의 외주화가 확인됩니다. 지난달 17일 울산 SK에너지 공장에서 보수작업 중 배관 폭발 사고로 6명의 사상자(2명 사망)가 발생했는데, 이 중 5명이 하청노동자였습니다. 지난 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해물질 노출로 죽거나 다친 4명의 사상자(1명 사망)도 포스코DX의 하청노동자였죠.

위험의 외주화 경향은 최근 더 심해졌습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실이 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재해조사 대상 산재사망자 2118명 가운데 44.9%인 952명이 하청노동자였습니다. 사망자는 2022년 644명에서 2023년 598명, 지난해 589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하청노동자 비율은 2022년 44.1%(284명), 2023년 43.5%(260명), 지난해 47.7%(281명)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망자 287명의 44.3%인 127명이 하청노동자였습니다.

이 장면들은 한국 사회에서 위험의 외주화와 산재가 얼마나 뿌리 깊은 문제인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라면 이 고리를 끊을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같은 업종에서 위험요소를 서로 공유하고, 업계가 공동으로 재난방지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위험의 외주화라는 악습을 바로잡을 필요도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공공기관부터 위험을 전가시키는 고용구조를 바로잡아 ‘죽음의 외주화’를 끊어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땜질식 처방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유족의 말에 정부는 응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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