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서 건설 강행, 환경영향평가 단계…찬반 대립 해소 안 돼
도협약위 “쟁점 해결돼야”…비상도민회의 “사업 재검토해야”
농민들 “철회하라” 차량 시위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원들이 10일 제주 제2공항 부지로 선정된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주변에서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2015년 11월10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지 꼭 10년이 됐다. 당초 올해 개항이 목표였지만 숱한 논란 속에 사업이 지연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건설을 강행하면서 현재 환경영향평가 단계에 와 있다.
10년째 큰 진전이 없는 제2공항 사업을 놓고 ‘지역사회 내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업지 주변 지하수 통로인 ‘숨골’ 등의 환경파괴 문제, 조류서식지 이전 및 조류충돌 우려 등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반대 여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제주도사회협약위원회는 10일 ‘제주 제2공항 갈등 10년’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제2공항 사업은 제주 사회에 깊은 상처와 고민을 남겼다”며 “국책사업인 만큼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에서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던 점은 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도협약위는 이어 “향후 가장 중요한 절차는 환경영향평가”라면서 “도와 도의회가 협의·동의권을 갖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해소되고 갈등이 원만히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에선 그간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입지 타당성 등을 놓고 찬반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한 찬성 측은 포화상태인 현 제주공항의 혼잡 해소와 항공 안전성 확보, 관광산업·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민·환경단체 등이 중심인 반대 측은 항공수요 예측 부실, 조류충돌 위험성과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환경훼손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항공수요의 경우 정부 예측이 빗나가는 듯한 상황이다. 제2공항 사전타당성 조사에서는 개항 시점인 2025년 3939만명의 항공수요가 예측됐다.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2962만명이었고, 올해는 그보다 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1000만명가량 적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항공수요는 더 줄 수밖에 없는데도 환경을 훼손하고 혈세를 낭비하면서 더 큰 공항을 지으려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제2공항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도민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환경부는 두 차례 보완 요구와 한 차례 반려 끝에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국토부와 조건부로 합의했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항공안전을 위한 조류충돌 방지 대책과 조류서식지 보호 방안, 항공소음 영향 및 대책, 법정 보호생물 및 숨골 영향 등에 대해 정밀히 조사하고 저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내년 하반기 나올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여러 우려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담길지가 관건이다. 제주는 다른 지역과 달리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심의를 중앙정부가 아닌 제주도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실시한다. 도의회 동의도 거쳐야 한다.
도협약위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쟁점이 해소되고 갈등이 원만히 매듭지어져야 한다”면서 “만일 결론이 나오지 않을 때 궁극적으로 도민이 최종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에서 열린 자세로 제주도민들의 판단과 의견을 존중하고,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