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41일째를 맞은 10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공화당 임시예산안이 통과됐다. 이르면 오는 12일 하원 표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을 거쳐 셧다운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 미 상원 본회의에 상정된 임시예산안은 공화당 표에 민주당 일부 중도파 의원들의 표를 더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통과됐다.
그간 공화당은 상원(총 100석)에서 53석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끝내는 데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날 딕 더빈(일리노이), 진 섀힌(뉴햄프셔),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 팀 케인(버지니아) 등 민주당 중도파 상원의원 7명과 무소속 앵거스 킹 상원의원(메인) 등 8명이 공화당 임시예산안에 합의한 뒤 필리버스터 종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상원 공화당은 일사천리로 본회의 표결까지 밀어붙였다.
이날 상원 통과 후 하원으로 송부된 법안은 집행 시한을 내년 1월 말로 연장한 단기지출법안(임시 예산안)과 내년 9월30일이 시한인 농업·군사건설·의회기관 등 3개 분야의 별도 예산안을 포함한다. 셧다운 동안 해고된 연방정부 직원들의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양당 간 가장 큰 쟁점이었던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안은 제외됐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은 이날 상원 표결이 끝난 후 “우리의 길고 긴 국가적 악몽이 마침내 끝나가고 있다”며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즉각 워싱턴으로 복귀하라고 요청했다. 하원 의원들은 존슨 의장이 이른바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과 관련한 안건 상정을 막기 위해 지난 9월19일 휴회를 선언한 후 모두 지역구로 돌아간 상태다.
AP통신은 셧다운 탓에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 횟수가 줄어든 것이 하원의원들의 워싱턴 복귀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표결이 아무리 일러도 오는 12일 오후에야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주인도 미국 대사 취임선서식에서 기자들이 ‘상원의 임시예산안을 수용하겠느냐’고 묻자 “매우 좋다”고 평가하면서 “아주 빠르게 나라를 다시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감옥에서 풀려난 사람들, 갱단, 마약상들에게 1조5000억달러(약 2200조원)를 퍼주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원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의료 시스템을 해치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오바마케어를 재차 비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보험사가 아닌 국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건강보험을 원한다”고 밝혔다.
오바마케어 연장이 빠진 임시예산안이 통과된 데 격분한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우리는 상원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수적으로 열세인 하원에서 법안 통과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코커스’ 소속 의원들조차 이번 예산안에 호의적”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존슨 의장은 임시예산안이 통과될 만큼 표를 확보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