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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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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돈’만 문제일까?···이공계 인재 ‘한국 탈출’의 진짜 이유는

입력 2025.1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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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설문조사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한국 이공계 인력 10명 중 4명, 특히 20~30대 인력은 10명 중 7명이 해외 이직을 고려한다는 조사 결과였습니다. 정부는 ‘인공지능(AI) 강국’ 청사진을 제시하지만, 정작 그 비전을 만들어갈 사람들은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겁니다. 과학 분야 노벨상을 탄 적이 없는 한국 학계에도 좋지 않은 소식인데요. 한국 과학기술의 앞날, 이대로 괜찮을까요? 떠나는 인재들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공계 인재 이탈, ‘돈’만 문제일까?

문제의 설문조사는 한국은행이 국내외 대학이나 연구소, 기업 등에서 일하는 이공계 석·박사 2694명(국내 체류 1916명·해외 체류 77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지난 3일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42.9%가 해외 이직을 위해 구체적 계획을 세웠거나, 3년 안에 이직하는 걸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20대는 72.4%, 30대는 61.1%로 젊을수록 이직 의향이 높았습니다.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복수응답) 중 가장 큰 건 역시 ‘금전적 요인(67.7%)’이었습니다. 해외 이공계 인력은 13년차에 36만6000달러(약 5억3600만원)를 받으며 연봉 최고점을 찍는데, 국내에서는 19년차 12만7000만달러(약 1억8600만원)가 최고점입니다. 힘들게 석·박사 경력을 쌓아도 보상이 적다 보니 인재들은 해외로, 의대로 눈을 돌립니다. AI나 기초과학 등 한 명 한 명의 창의력이 중요한 분야에서 인재 유출은 뼈아픕니다. 반면 이공계 인재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하는 중국은 최근 기술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죠.

그럼 연봉만 더 챙겨준다면 인재들을 붙잡을 수 있을까요? 한국은행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답은 ‘아니오’입니다. 해외 이직 고려 이유를 물은 앞선 질문에서 ‘금전적 요인(67.7%)’만큼 주요하게 꼽힌 건 ‘연구생태계 및 네트워크(61.1%)’ ‘기회 보장(48.8%)’ 등이었거든요. 응답자의 81%는 ‘이공계 인력의 해외 이직은 심각한 문제’라는 데에도 동의했습니다. 해외 이직을 고려한다는 이들조차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응답자들은 ‘연구환경 개선(39.4%)’을 ‘과감한 금전적 보상(28.8%)’보다 더 많이 꼽았습니다. 한국은행은 “단순한 급여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환경의 질적 수준과 경력 발전 기회의 제약이 인력 이동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가령 승진 가능성, 고용 안정성, 연구환경, 자녀교육 등 현 직장에 대한 ‘비금전적 만족도’가 높으면 해외 이직 의향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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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인력을 붙잡으려면 적절한 금전적 보상과 건강한 연구생태계 조성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충분한 R&D 예산을 보장하는 건 기본입니다. 전문가들은 학문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민주적인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노벨상의 산실’로 불리는 일본 교토대에서 유학한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향신문 기고문에서 “거의 모든 학문 영역에서 이 대학에는 이론적 주류와 비주류, 그리고 이념적 우파와 좌파가 공존한다”며 “차이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토대의 ‘마주침의 미학’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로 귀결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부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지난 7일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 및 연구·개발 생태계 혁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를 5년 동안 매년 20명 선정해 연 1억원의 연구활동지원금을 제공하는 ‘국가과학자’ 제도를 만들고, 이공계 대학원 장학금 수혜율을 현재 1.3%에서 2030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2030년까지 해외 우수·신진 연구자 2000명을 유치하고, 연구를 평가할 때 형식적 평가보다는 혁신성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학계도 이번 방안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실효성을 더 보완하려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나 대학 연구자들의 처우를 더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국가과학자 연구비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지원이 AI 분야에 편중돼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정책 일관성도 중요합니다. 송영민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지는 불안정성이 장기적 목표보다 ‘당장 가능한 과제에 매달리는’ 방어적 연구 문화를 낳았다”며 “최소한 10년 이상의 일관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치열한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이공계 인력 확보는 경제 성장과 직결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위 방안을 발표하면서 “연구·개발은 정말로 어려운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며 “연구자 여러분께 실패할 자유와 권리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기초연구 진흥 방안’도 추가로 발표합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애국심에만 호소해선 떠나는 이들을 돌려세우기 어렵다”며 “안정적 연구 환경, 과학기술인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사회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이 ‘떠나고 싶은 나라’가 아닌, ‘연구하고 싶은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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