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대검은 “자세한 입장은 퇴임식 때 밝힐 예정”이라고 언론에 공지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의 후폭풍이 검찰 내부 집단 반발로 이어지자 결국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의 자진 사퇴로 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지 4개월여 만이다. 대통령실은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노 대행의 면직안이 제청되면 이를 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행의 대행’ 체제로 검찰의 지휘부 혼선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노 대행의 사퇴는 예견됐다. 항소 포기 배경을 놓고 검찰 수뇌부 책임과 법무부 외압설이 불거지자 노 대행은 전날 휴가를 내고 거취를 고심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법무부 차관에게 (항소 포기를)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판단 주체는 검찰”이라고 말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도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노 대행에게 한 차례 연락해 ‘항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라’는 정 장관의 의견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수사지휘권 발동은 아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차관은 노 대행이 대검 과장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항소 포기 선택지를 제시받았다’고 발언했다는 설에 대해서도 공식 부인했다. 정 장관과 이 차관 발언대로라면 이번 결정의 주체는 노 대행이고, 노 대행이 책임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노 대행의 결정과 사퇴 과정은 매우 부적절했다. 노 대행은 항소 포기를 “제 책임하에” 했고 그것이 법무부와 검찰에 ‘윈윈’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리보다 정무적 판단만을 앞세우다보니, 온갖 설과 억측만 키운 꼴이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 했지만, 정작 정 지검장은 사의를 표했다. 검찰의 수장으로서, 노 대행이 국민과 검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도 부족한 판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닫은 것도 실망스럽고 무책임하다.
이번 사태로 검찰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추락했다. 항소 포기를 이재명 정부 공격 소재로 삼아 벌떼처럼 일어난 검사장과 검사들의 모습에서 공익의 대변자는 없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 해결사 노릇을 한 것에 사과와 반성 한마디 없던 자들이 벌인 ‘선택적 검란’에 불과하다. 당장 대장동 사건 2차 수사팀을 이끌며 집단행동을 선동한 강백신 검사 등에 대해 대장동 1차 수사팀은 “(항소가) 만장일치 의견이 아니다”라고 뜻을 달리했다. 노 대행의 무책임한 ‘침묵 사퇴’와 검사들의 선택적 집단행동으로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