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을 겨냥한 검사징계법 개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를 위해 여당은 이르면 14일 검사징계법 폐지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이번 논란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논란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사의 표명으로 일단락되는 국면에 들어서자 여당이 검찰을 몰아붙이는 강공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항명하는 공무원을 보호하는 법은 필요 없다”며 “항명 검사도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해 해임·파면까지 가능하도록 하여 공직 전체의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며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정치 검사들을 이번에는 반드시 단죄하겠다”고 말했다.
검사는 국가공무원법 하위 법령인 공무원징계령에 따라 징계를 받는 일반 행정부 공무원과 달리, 별도 법률인 검사징계법의 적용을 받는다. 현행 검사징계법은 검사의 징계 종류를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등 5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상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은 포함돼 있지 않다. 검사 파면은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와 헌법재판소의 판단까지 거쳐야 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민주당은 검사에 대한 구체적 징계 방식을 규정한 검사징계법을 폐지하고 검찰청법에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한다는 내용을 넣어 파면 등의 징계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행 검찰청법은 검사의 징계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검사징계법으로 정하고,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사징계법을 없앴는데 검찰청법을 못 고치면 공동화 현상이 벌어져서 (법 개정안을) 같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청법엔 직위 해제 규정이 없는데 그런 조항도 마련해야 한다”며 “너무나 당연한 건데 지금까지 없던 게 놀랍다. 특권이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사들에 대해 보직 해임, 징계위 회부, 인사 조치 등 가능한 합법적 수단을 다 써야 할 것”이라며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떠들다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옷을 벗은 뒤 변호사 개업을 해 전관예우를 받으며 떼돈을 버는 관행도 이번에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번 사건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도 같은 날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국정조사 요구서는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로 제출할 수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이번 주 내 제출하겠다”며 “국정조사에 이어서 필요하다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검사의 불법과 특권을 뿌리째 바로잡고 공직 전체 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각각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조 진행 방식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자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된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여야 동수로 구성된 별도의 국정조사특위에서 이번 항소 포기에 대통령실과 법무부 등의 외압이 있었는지를 조사하자고 주장한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상으로) 전부 다 (국정조사)하자는 것엔 (여야가) 의견을 좁혔는데, 방법에 대해선 아직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 금주 중 (요구서를) 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