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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육박한 환율, 금융·물가 안정 대책 시급하다

입력 2025.11.13 18:10

수정 2025.11.1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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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했다. 지난 정부 내내 경제와 민생을 짓눌렀던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악몽이 반복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환율은 국가 신인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원자재·에너지 수입단가가 오르고 생산비·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75원을 넘어섰다. 윤석열 탄핵으로 나라가 어수선하던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국은 외화 수급 상황이 아직까진 괜찮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대부분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좌우됐다”며 “외화 부채 수준은 안정적이고 다른 지표들도 건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9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82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이 기간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액은 998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 1500원에 육박한 환율은 그 자체가 공포다. 올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평균 환율은 1412.2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치(1394.97원)를 웃돈다. 환율이 1000원대에서 움직이던 시절과 비교하면 국민 재산이 40% 이상 날아간 셈이다. 통상 고환율은 수출 대기업에 이롭게 작용하지만, 미국발 관세전쟁 탓에 예전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비용 증가 등으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문제는 고환율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기라도 하면 1500원 선도 돌파할 수 있다. 10년간 최대 200억달러씩 직접 투자하기로 한 한·미 관세협상이 달러 사재기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환율 상승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려 자금 유출을 촉발하고, 이것이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외환당국이 개입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6월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고환율로 물가가 오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도 어려워지고, 내수 위축과 기업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환율 상승으로 원유 수입가격이 올라 난방유 가격도 상승세다. 정부와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물가와 민생 악화에도 선제 대응하기 바란다.

원·달러 환율이 1470대로 상승한 13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외국인들이 환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70대로 상승한 13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외국인들이 환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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