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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서울 황지훈 헤드 셰프는 왜 숯을 선택했을까?

입력 2025.11.14 16:53

콘래드 서울 ‘SUT. The Butcher’s Edge’의 황지훈 헤드 셰프. 뒤로 숙성고가 보인다. 콘래드 서울 제공

콘래드 서울 ‘SUT. The Butcher’s Edge’의 황지훈 헤드 셰프. 뒤로 숙성고가 보인다. 콘래드 서울 제공

박력 있는 비주얼로 서빙된 티본스테이크에서는 낯선 듯 익숙한 맛이 났다. 28일간 드라이에이징을 거쳐 잘 숙성된 고기의 부드러운 육질과 감칠맛 너머에는 원초적인 감각을 불러오는 향이 있었다. 숯이다.

14일 콘래드 서울의 그릴 레스토랑 ‘37 그릴’이 ‘SUT. The Butcher’s Edge(숯. 더 붓처스 엣지·이하 SUT)’로 리뉴얼 오픈했다. ‘SUT’은 이름 그대로 ‘숯(차콜)’을 의미한다. 황지훈 SUT 헤드 셰프는 왜 숯을 선택했을까?

숯으로 구워낸 SUT의 티본스테이크.

숯으로 구워낸 SUT의 티본스테이크.

“나무가 연소되는 과정은 점화, 훈연, 불꽃, 잉걸불, 재 그리고 숯으로 넘어갑니다. 그 단계 중 가장 맑은 향과 깨끗한 맛을 내는 단계가 잉걸불이에요. 저희는 나무를 태워서 잉걸불을 만들기보다는 숯으로 접근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숯으로 조리했을 때 굉장히 익숙한 느낌을 받거든요.”

그게 시작이었다고 했다. 낯선 스테이크에서 느낀 익숙한 맛과 향을 내는 숯은 지리산에서 공수한 참나무 백탄이다.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낸 백탄은 불꽃과 연기가 거의 없고 복사열로 재료를 조리해 잡내 없이 깊은 참숯의 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불 조절이 어려운 숯의 특성 상 그릴의 높낮이를 조절해 가며 아사도그릴로 스테이크를 굽는다.

불 조절이 어려운 숯의 특성 상 그릴의 높낮이를 조절해 가며 아사도그릴로 스테이크를 굽는다.

SUT은 불의 세기 조절이 쉬운 가스 불을 버리고 핸들을 돌려가며 그릴의 높낮이 조절할 수 있는 아사도그릴을 이용해 숯으로 스테이크를 굽는다. 지난해 12월부터 숯을 새로운 레스토랑의 정체성으로 정한 황 셰프는 “가스나 전기가 아닌 태초부터 인간이 음식을 구워 먹던 불”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오픈 파이어 콘셉트로 운영하는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의 레스토랑을 돌며 리서치도 이어갔다.

숯에 최적화된 고기 컨디션을 위해 미국산 프라임 비프와 호주산 킹 리버 비프를 드라이에이징, 소기름 숙성, 저온 숙성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숙성한다. 국내 최상급 미경산 한우도 취급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운 베이컨이 올라가는 위스키 칵테일, 식용숯을 뿌린 버터, 저크 스타일의 닭날개 구이, 잉걸불에 구운 토마토 등으로 만든 애피타이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운 베이컨이 올라가는 위스키 칵테일, 식용숯을 뿌린 버터, 저크 스타일의 닭날개 구이, 잉걸불에 구운 토마토 등으로 만든 애피타이저.

“숯을 단순히 열원이 아니라 재료로 활용한다”는 황 셰프의 설명처럼 SUT에는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숯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포진해 있다. SUT 오픈에 맞춰 개발한 칵테일에는 위스키에 숙성해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이 가니시로 올라간다. 훈연 사워크림과 훈연 레몬크림, 잉걸불에 구운 토마토가 올라간 타르틀렛, 식용 숯을 뿌려서 내는 버터에서도 숯에 대한 진심이 묻어난다.

제로웨이스트를 또 하나의 철학으로 삼은 SUT에서는 티본스테이크의 뼈에 붙은 살을 살뜰히 발라내 서빙한다. 뼈에 붙은 살을 좋아하는 한국인으로 마다할 수 없는 서비스다.

레스토랑 내부의 오마카세 다이닝 공간 ‘The Butcher’s Edge’에서는 황 셰프가 직접 선보이는 소고기 오마카세 코스와 와인 페어링을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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