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
“2026년에 미래연합군사령부 2단계(FOC) 검증”
국방부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 달성 가능 평가”
한국 “국방비 GDP 3.5%로 증액”…미국 “높이 평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미 국방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가속화를 시사하는 내용을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담았다. 전작권 전환의 주요 조건인 미래연합군사령부 구축을 위한 3단계 검증 중 2단계 검증을 내년에 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검증이 완료될 경우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4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SCM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SCM은 한·미가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양국 국방 분야 최고위급 기구다. 앞서 안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서울에서 SCM을 열었다. 공동성명은 이날 한·미 관세·안보 합의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발표된 이후 공개됐다.
한·미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2026년에 미래연합군사령부 본부의 완전운용능력(FOC·2단계)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SCM 공동성명에는 ‘조건에 대한 평가가 상호 합의 수준을 충족할 때 FOC를 검증’한다고 했으나, 이번에는 검증 연도를 못 박은 것이다. 양국 장관은 또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 충족 가속화에 필요한 필수적인 능력 획득을 위한 로드맵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양 장관이 미래연합사 구축을 위한 FOC 검증을 내년에 하기로 합의하면서 전작권 전환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연합사 구축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검증의 3단계로 진행된다. 2022년 FOC 평가가 끝났지만, 이후 FOC 검증에 진척이 나지 않았다. FOC 검증이 통과되면 양국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 연도를 수립하고, 전환 연도 1년 전에 FMC를 검증한다.
만약 내년이나 내후년에 FOC 검증을 마친다면, 전작권 전환 연도가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30년 6월 이전으로 설정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년간 전작권 전환 추진을 노력해 일부 조건에 대해서는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몇 가지 조건에 대해 지금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충분히 (전작권 전환을)달성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올리기로 했다는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안 장관은 “가급적 조속히” 국방비를 증액하고자 하는 계획을 설명했고,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는 내용이다. 내년 이후 명목 GDP 성장률을 3.4%로 가정하고 매년 7.7% 국방비를 인상하면 2035년에는 국방비가 GDP의 3.5%(약 128조원)가 된다.
양 장관은 또한 미국의 전투함과 항공기에 대해 한국이 유지·보수·정비(MRO)하기로 합의했다. 현재는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함의 MRO에만 한국이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전투함에 대한 MRO가 “내년부터 일부에 한해서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 간 합의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 관련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내용은 이번 공동성명문에는 담기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하고, 핵추진 잠수함은 군사적 목적인 부분이 있어서 별도의 한·미 원자력협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은 저희도 다시 확인시켜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력 및 태세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공동성명에 명시된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는 올해 공동성명에서 빠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을 현 수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양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뜻도 재확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성명의 4가지 핵심축인 북·미 관계 변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비핵화, 전쟁포로 및 실종자 유해발굴에 대한 공약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