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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아는 맛'이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분명 몇 번이고 봤던 드라마인데, 자꾸 손이 가는 콘텐츠가 있기 마련이죠.

<오피스>가 제지 회사 '던더 미플린'의 미국 펜실베니아 스크랜튼 지점의 직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면, 새로운 스핀오프 시리즈 <더 페이퍼>는 종이가 아닌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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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그 제작진, 이번엔 망해가는 신문사다

입력 2025.11.15 08:00

수정 2025.11.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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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NBC 피콕에서 방영된 미국 모큐멘터리 시리즈 <더 페이퍼> 표지. 쿠팡플레이 제공

NBC 피콕에서 방영된 미국 모큐멘터리 시리즈 <더 페이퍼> 표지. 쿠팡플레이 제공

[오마주] ‘오피스’ 그 제작진, 이번엔 망해가는 신문사다

‘아는 맛’이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분명 몇 번이고 봤던 드라마인데, 자꾸 손이 가는 콘텐츠가 있기 마련이죠. 시트콤은 이 분야의 권위자라 할 만합니다. 짧고 많은 회차 동안 쉴새 없이 사고를 치는 등장인물들에 정이 들어버려서일까요. <순풍산부인과>, <거침없이 하이킥> 등을 여전히 돌려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옛 시트콤의 맛을 잊지 못하는 건 우리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에는 <오피스>와 <프렌즈>가 있거든요. 2018년 한 리서치 업체가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조회 수의 7.19%가 <오피스>를 보는 데, 4.13%가 <프렌즈>를 보는데 쓰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을 정도입니다.

옛 시트콤 애호가들이 오래 버텨준 덕택일까요. <오피스>가 종영하고 12년이 흐른 2025년 9월, 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모큐멘터리(다큐멘터리로 가장한 픽션) 시트콤이 NBC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피콕에 공개됐습니다.

<오피스>(The Office)가 제지 회사 ‘던더 미플린’의 미국 펜실베니아 스크랜튼 지점의 직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면, 새로운 스핀오프 시리즈 <더 페이퍼>(The Paper)는 종이가 아닌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미국 오하이오의 지역지 ‘트루스텔러’ 사무실이 배경이죠. 이곳은 던더 미플린과도 연관이 있는 곳입니다. 던더 미플린을 2019년에 합병한 제지회사 에너베이트의 자회사 중 하나라는 설정이거든요.

‘진실을 말하는 이들’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트루스텔러는 사실 신문사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수십 년 전에는 수백 명이 근무하며 진실만을 좇았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층을 쓰는 화장지 사업팀의 눈칫밥을 먹는 골칫덩이죠. 제대로 된 기자는 없고, 구독하고 있는 AP 등 통신사의 가십 기사로 지면을 채울 정도로 망가진 곳입니다.

The Paper | Official Trailer | Peacock Original

<더 페이퍼>는 다 쓰러져가는 지역 신문사에 열정 넘치는 편집장 네드(도널 글리슨)가 부임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담습니다. 임시 편집장을 맡았던 에스메랄다(사브리나 임팍치아토레)에게 ‘쓸데없는 짓’을 벌이려는 네드는 눈엣가시죠. 사실상 기자 경험이 있는 직원이 한두 명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된 네드는 ‘일단 어떤 직군이든 기사를 쓰고 싶으면 오라’고 부탁합니다. 네, 다음부터는 손발 안 맞는 오합지졸의 난장판이 벌어지죠.

저 또한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더 페이퍼>의 오프닝은 이보다 웃플 수 없습니다. <오피스> 오프닝을 연상케 하는 잔잔한 배경음에, 신문을 읽기보다 신문으로 접시를 싸고, 음식 깔개로 쓰고, 구기고 버리는 온갖 합법적 훼손 장면이 나열됩니다. 신문보다는 종이로서의 쓸모를 다하는 ‘페이퍼’의 모습입니다.

촬영부터 웃음 설계까지 <오피스>를 그대로 이식한 작품입니다. 직원들의 사회생활이 탑재된 (거짓) 리액션을 관찰자적으로 담다가, 그 속내를 인터뷰 컷으로 삽입해 웃음을 자아내는 게 똑 닮았습니다. 반가운 얼굴도 있습니다. 던더 미플린 회계팀 직원 오스카(오스카 누녜즈)가 트루스텔러로 옮겨와 일을 하고 있던 건데요. 제작진을 마주치자마자 “9년이나 따라다녔으면 됐지, 더는 안 한다”고 벌컥 화를 내는 깨알 같은 포인트도 있습니다.

네드도 시청자처럼 트루스텔러가 처음인 만큼 그가 사무실에 녹아들 때까지, 또 시청자들이 캐릭터들에 정감을 느낄 때까지 예열 시간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30분으로 짧은 한 편, 한 편을 보다 보면 슴슴하니 계속 이어 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분명 처음 보는데 알던 맛이라서일까요. 반가우면서도 심심하고, 궁금하면서도 알 것 같은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에서 시즌1(총 10회)을 볼 수 있습니다. 시즌2 제작도 확정됐습니다.

오합지졸 지수 ★★★★☆: 네드가 첫날 도망가지 않은 게 수상할 정도

밥친구 지수 ★★★★: 짧아서 후루룩 후루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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