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안보·협상 후속 민관합동회의서 소회 밝혀
“나쁜 상황 만들지 않는 게 최선···매우 어려운 과정”
7대그룹 총수엔 “정부·기업 이렇게 합 잘 맞은 적 없어”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최종 마무리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과 관련해 “안타깝게도 국제 질서 변경에 따라서 불가피하게 우리가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협상이었다”며 “좋은 상황을 만들기보단 나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우리가 뭔가를 새롭게 획득하기 위한, 그야말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협상이었으면 어떤 결과가 나더라도 즐거운 일이었을 텐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7대 그룹 총수들을 향해선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합이 잘 맞아서 공동 대응을 한 사례가 없었던 것 같다”며 “전적으로 우리 기업인 여러분들 정말 헌신과 노력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가리키며 “터프 사나이, 정말 애 많이 쓰셨다”며 “안보실장, 정책실장, 우리 참모들도, 각료들도 협상단도, 특히 기업인 여러분 애쓰셨다. 고맙다”며 웃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에서도 “버티기도 참 힘든 상황에서 뒤에서 자꾸 발목을 잡거나 ‘왜 이거를 빨리 안 들어주느냐’라고 하는 것은 참 견디기 어려웠다”며 협상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대외적 관계에서는 국내에서 정치적 입장이 좀 다르더라도 국익과 국민을 위해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 이른바 ‘대통령실 3실장’은 같은 날 밤 이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아, 올해가 을사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험난했던 협상 후일담을 공개했다.
관세협상을 담당한 김 실장은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측이 보내온 협상안에 대해 “기절초풍이라고 해야 할지, 진짜 말도 안 되는 안이었다”며 일본과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도 을사년이었다는 점이 상기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적어도 감내가 가능한 안을 위해 끝까지 사투했고 강경하게 마지막까지 대치했다”며 “더는 양보가 안 된다’는 우리의 선이 있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주요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순간에 입장을 재고하고 상대를 배려해 서로가 물러섰다”며 협상이 극적 타결된 배경을 설명했다. 위 실장은 “결과적으로는 잘 됐다”며 “첫째로 대통령이 대처를 잘했고, 참모들도 지혜를 모아 대처 방안을 잘 궁리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협상 타결 직전 상황에 대해 “긴장감이 극대화돼 있었고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상태였다”며 “끝나고 긴장이 탁 풀렸다”고 돌아봤다. 강 실장은 그간 협상 준비 상황과 관련해 “(한·미 간) 23차례나 장관급 회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안보실장은 주로 진척이 있는 것에 대해 (내부) 설득을 하는 편이었고, 제가 제일 완강한 입장에 서 있었다”며 “더 완강한 건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