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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안보 합의, 석연치 않은 점들 충분히 설명해야

입력 2025.11.16 19:30

수정 2025.11.1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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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한·미 양국은 지난 14일 발표한 안보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한국은 국방예산 대폭 확대와 미국의 무기 구매 요구를 수용하고, 미국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지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전시작권통제권 전환 협력 등을 약속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5개월 넘게 이어진 협상이 최종 마무리되면서 안보의 불확실성은 큰 틀에서 해소됐지만, 한국이 기대하는 주요 현안들은 후속 협상까지 지켜봐야 한다.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 대통령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해 한·미 원자력협력 협정의 개정이 불가피하다면 미국 의회 승인이라는 두꺼운 장벽을 넘어야 한다. 핵잠수함도 미국은 ‘건조를 승인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선언적 지지에 그쳤다. 핵잠수함 건조는 미국이 호주에 기술 이전을 약속하고도 특별법 처리에만 2년 넘게 걸렸을 정도로 난관이 많다. 정부가 농축·재처리, 핵잠수함 문제의 추가 협상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것을 당부한다.

반면 한국은 미국의 요구에 대해 구체적 수치로 약속했다. 국내총생산(GDP)의 2.3%(2025년 기준)인 국방예산을 2035년까지 3.5%로 늘리고, 미국산 군사장비도 2030년까지 250억달러(약 36조원)어치를 구입하기로 했다. ‘자주국방’ 비용으로 간주한다고 치더라도, 핵잠수함 합의와 견줘보면 ‘현찰을 주고 어음만 받은’ 느낌이다. 이번 합의에 처음 등장한 330억달러(약 48조원) 규모의 ‘주한미군에 대한 포괄적 지원’도 거슬리는 대목이다. 대통령실은 미군에 공여하는 토지, 상하수도 요금 인하분 등을 포함한 10년치를 수치화했다고 밝혔지만, 매년 방위비 분담금이 1조원 남짓임을 감안하면 금액이 지나치게 크다. 정부는 ‘포괄적 지원’의 세부 내용을 충분히 설명해 의구심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전작권 전환도 내년에 3단계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을 검증하기로 했으나, 마지막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 절차에 들어갈 때 전환 시기를 못 박을 필요가 있다.

팩트시트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등 중국을 겨냥한 문구들이 다수 포함된 것은 한국이 미국의 대중 견제에 한발 더 들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이재명 정부의 한·중관계 지향점이 무엇인지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한·미 동맹이 결코 대만 문제에 불을 붙이지 않기를 바란다”(지난 13일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중국의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 안보 합의는 이재명·트럼프 시대가 지향할 ‘동맹의 현대화’ 방향을 제시한 것이지만 막대한 비용, 한·중관계 부담 등 과제도 남겼다. 이번 합의 내용을 국민들에게 가능한 한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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