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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산소가?···탐사선이 싣고 온 ‘녹슨 철’,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2025.11.17 15:35 입력 2025.11.17 16:13 수정 이정호 기자

중국 과학계 “월면에서 철 산화물 발견”

대형 운석 충돌로 산소 일시적 생성 추정

달 뒷면의 남극 에이켄 분지 모습(빨간색 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난해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과 시료 채취에 성공한 중국 과학계가 달에서 녹슨 철을 발견했다. 이는 일시적이나마 달에 산소가 있었다는 증거다. 산소를 공급한 것은 월면에 운석이 떨어지면서 생긴 열이다. 향후 달 지질학 연구 수준을 높일 중요 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중국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과 산둥대·윈난대 소속 연구진은 전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월면에서 철 산화물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지난해 6월 달 뒷면에 착륙했다가 지구로 귀환한 중국 국가항천국(CNSA) 소속 무인 탐사선 ‘창어 6호’가 월면에서 채집한 토양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알아낸 것이다.

철 산화물은 철이 산소를 만나 녹이 슨 광물이다. 연구진이 확인한 철 산화물은 ‘헤마이트’와 ‘마그헤마이트’라는 물질인데,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단위의 매우 작은 알갱이 형태다.

이번 발견이 주목되는 이유는 반드시 산소가 있어야만 생성되는 물질인 철 산화물이 다른 천체도 아닌 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달은 산소는 물론 대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산소는 어디서 왔을까. 연구진은 강력한 운석 충돌을 유력한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철 산화물이 유독 ‘브레시아’라는 암석에서 나온다는 점에 주목했다. 브레시아는 강력한 열과 압력으로 생성된 광물 조각의 결합체다.

연구진은 예전 달에서 강한 운석 충돌이 있었고, 이때 생긴 열이 산소를 품은 특정 달 암석을 달구며 산소 방출을 유발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운석 충돌로) 700~1000도의 열이 만들어졌다”며 “이 같은 고온 때문에 산소가 튀어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창어 6호가 철 산화물을 퍼온 곳이 ‘남극 에이켄 분지’라는 점도 운석 충돌로 인한 철 산화물 생성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달 뒷면 남반구에 위치한 남극 에이켄 분지는 거대 운석이 42억년 전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만들어졌다. 충돌구가 지름 2500㎞, 깊이 8㎞에 달할 정도로 당시 운석 충돌이 만든 충격은 대단했다. 이때 생성된 고온 때문에 철 산화물이 형성됐다는 뜻이다.

이번 발견은 달에 생명체를 지탱할 수준의 산소가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진공 상태인 달에서 철을 녹슬게 할 정도로 상당한 양의 산소가 일시적이나마 생성됐다는 점은 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향후 남극 에이켄 분지에 떨어진 운석의 구체적 규모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컴퓨터를 이용한 추가 분석과 관측 증거를 수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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