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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 HJ중공업 경영진이 지난 13일 처음으로 현장 브리핑장 앞에 섰다.

이번 사고가 '특수한 사건'이 아닐 수 있다는 소리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고가 보여준 제도적 허점을 다시 점검하고, 발주처·시공사 어느 쪽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안전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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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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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8일 만에, 로펌은 하루 만에…책임만 피한 두 회사

입력 2025.11.18 06:00

수정 2025.11.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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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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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회부 김현수

전국사회부 김현수

“실종자 구조가 최우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 HJ중공업 경영진이 지난 13일 처음으로 현장 브리핑장 앞에 섰다. 사고 발생 8일 만이다. 두 회사가 국민 앞에 설 준비를 하는 동안 매몰된 노동자 7명 중 6명은 이미 주검이 되어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늦어도 너무 늦은 사과’에 두 회사는 “구조가 우선”이라고 했다. HJ중공업은 “구조는 안 하고 사과만 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냐”는 해괴한 걱정을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작 사고 책임 범위나 관리·감독 부실에 관한 질문에는 “파악해보겠다”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사과의 본뜻보다는 말실수를 피하려는 방어태세에 가까웠다.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다리자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다.

‘구조가 우선’이라던 두 회사가 가장 먼저 꺼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법률 방패’였다. 공기업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동서발전은 사고 직후 지역 로펌에 사건을 의뢰했다. 곧이어 국내 5대 로펌 중 한 곳에 사건을 맡기는 ‘광속’ 행보를 보였다. HJ중공업도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에 전화를 걸기까지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전 직원이 사고 수습을 위해 자리를 비워 취재에 응하지 못했다”는 회사 측 해명은 궁색한 변명이 됐다.

두 회사가 책임 방어를 위해 ‘촌각’을 다투는 동안 현장에서는 생명의 불꽃이 ‘촌각’에 다다랐다. 사고 발생 약 1시간 20분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로 발견된 김모씨(44)는 진통제를 맞으며 버텼으나 13시간 만에 숨졌다. 구조대원들은 강한 바람에도 흔들린다는 위험한 철골 더미 속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이를 지켜본 노동부 관계자는 “대원들이 울면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숨진 노동자들의 유해가 모두 수습되며 이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핵심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사전 취약화 작업’의 적정성과 발주·시공·하도급 업체의 안전관리 의무 이행 여부다. 이재명 대통령도 “현장의 안전관리가 부실하지는 않았는지, 공기 단축에 쫓겨 무리한 작업이 강행된 것은 아닌지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아파트 22층 높이에 해당하는 65m짜리 보일러 타워가 ‘건축물’이 아닌 ‘공작물’로 분류돼 건축법 적용을 받지 않는 제도적 빈틈이 있음을 드러냈다. 538억원 규모의 위험한 해체 공사임에도 법적 감리 의무가 없었다는 점도 제도적 구멍이 얼마나 깊은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전국 노후 발전소 20여개가 향후 5년 내 해체될 예정이다. 이번 사고가 ‘특수한 사건’이 아닐 수 있다는 소리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고가 보여준 제도적 허점을 다시 점검하고, 발주처·시공사 어느 쪽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안전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사과는 늦었지만, 대책까지 늦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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