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2일 남북의 군인들이 2018년 11월 22일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전술도로 연결작업 도중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경향신문DB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와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대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가 “핵 도미노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논평에서 미국의 한국 핵잠 건조 승인을 두고 “조선반도 지역을 초월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안전 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전 지구적 범위에서 핵 통제 불능의 상황을 초래하는 엄중한 사태 발전”이라고 비판했다. 통신은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는 ‘자체 핵무장’의 길로 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며 “‘핵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고 보다 치열한 군비경쟁을 유발하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에 동의한 것은 “‘준핵보유국’으로 키돋움할 수 있도록 발판을 깔아준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의 핵잠 개발, 우라늄 농축·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북한의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 무엇보다 핵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핵무장과 무관하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를 조달하고, 핵폐기물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핵잠이 핵무기가 아니라는 점도 북한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더구나, 핵·미사일 개발로 동북아 안보 환경에 불안정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북한에 있지 않은가. 그런 북한이 ‘핵 도미노’를 거론하며 한국을 비판할 자격이 되는지 묻고 싶다.
물론, 핵잠 도입이 북한의 불안을 유발해 추가적인 군사력 증강에 나서게 만드는 ‘안보 딜레마’가 초래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의 군사력 경쟁이 일체의 소통이 중단된 상태에서 전개되고 있는 현실도 우려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남북 간에 최소한의 소통이 필요하다. 대화 단절 상태가 장기화되면 사소한 오해가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정세를 우려한다면, 우선 국방부가 제안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MDL) 표식이 다수 유실됨으로써 북한군이 남측 지역을 침범하는 일이 잦은 만큼 기준선 설정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일체의 남북 당국 간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전시에도 적과의 대화는 필요하다. 남북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하자는 실무적인 사안이니 북한의 대남 정책에도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