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지난 18일 아부다비 대통령궁에 들어서자 소녀들이 알 아얄라로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4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었다. 여왕이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초청으로 국빈 방한한 데 대한 답례이자, 한·영 수교 120주년을 기념한 것이었다. 영국은 국빈 초청 횟수를 1년에 2차례로 제한하는데 왕실의 전통과 의식이 어우러진 의전으로 유명하다. 왕실 마차 퍼레이드, ‘로열 살루트’(예포 발사), ‘비팅 리트리트’(기마 근위병·군악대 행진) 등은 방문한 정상의 위상을 높여준다.
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노 전 대통령은 “한국에 국빈으로 오는 분을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맞이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타국의 국빈 환영식 사례를 연구하고 학계·문화계 의견을 들었다. 그 결과, 전통 군악대인 취타대를 복원해 첫선을 보였다. 국빈 차량을 호위하며 연주하는 취타대는 국가적 예우와 문화적 자부심을 나타내는 한국의 대표적 외교 의례가 됐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전통 의식인 ‘알 아얄라(Al-Ayyala)’로 국빈을 맞이한다. 남성들은 막대기를 위아래로 움직이고 북을 친다. 흰 옷을 입은 여성들은 북소리에 맞춰 풀어헤친 긴 머리카락을 좌우로 흔든다. 귀한 손님에게 영적인 축복을 내린다는 의미라고 한다. 알 아얄라는 과거 베두인 전사들이 전투에서 돌아왔을 때 공동체가 축복하는 의식에서 유래했다. 이것이 오늘날 국가적 환대 의식으로 확장된 것이다. 2014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아부다비 대통령궁에 들어서자 사막 유목 문화를 상징하는 낙타병·기마병이 도열하고, 알 아얄라가 펼쳐졌다. UAE가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한국은 중동에서 유일하게 UAE와 ‘특별 전략적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대통령은 UAE를 “형제의 나라”라 했고, 양국은 ‘백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인공지능(AI)· 원자력·우주산업 등 참단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7건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살람 알라이쿰.” 한국과 UAE 관계에 신의 평화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