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인당 30만원씩 배상하도록 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0일 분쟁조정위에 조정안 불수용 의사를 담은 서류를 제출했다. SK텔레콤은 “조정위원회의 결정은 존중하나 사고 이후 회사가 취한 선제적 보상 및 재발방지 조치가 조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고객 신뢰 회복과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결정문 통지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은 통지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하며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조정은 불성립돼 사건이 종료된다. SK텔레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신청인은 별도 민사 소송을 통해 절차를 이어나가야 한다.
분쟁조정위는 앞서 지난 3일 고객 3998명이 제기한 분쟁조정 신청에서 SK텔레콤이 1인당 각 3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분쟁조정위는 신청인들이 겪은 복제폰 불안과 유심 교체 과정의 혼란 및 불편 등을 정신적 손해로 인정해 배상액을 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서버 해킹으로 이용자 약 2300만명의 휴대전화 번호, 가입자식별번호(IMSI) 등 25종의 개인정보를 탈취당했다.
SK텔레콤이 조정안을 거부한 배경에는 막대한 배상 부담이 있다. 성립된 조정안 내용을 전체 피해자 약 2300만명으로 확대하면 총 배상액이 6조9000억원에 이른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8월 개인정보위가 부과한 과징금 1348억9100만원에 대해서도 불복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과징금 부과 결정이 나온 당시 “당사 조치 등을 소명했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에도 위약금 면제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 권고 역시 수용하지 않았다.
해킹 피해자 9000여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도 이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 1월 첫 변론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