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코스피가 4000선을 회복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로 거래를 마쳤다. 정효진 기자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수그러들면서 코스피가 4000선을 탈환했다. 불안심리에 떠났던 외국인도 저가매수에 나서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말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 멀어졌고 AI거품 우려도 잔존하고 있어 심리가 악화될 여지는 남아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에 마감하며 3거래일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장중엔 129.86포인트(3.31%) 오른 4059.37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0.62포인트(2.37%) 오른 891.94에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는 3.18% 상승마감, 일본 닛케이225는 장중 4% 넘게 급등하는 등 엔비디아의 실적발표 효과에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환호했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 매출액(570억1000만달러)과 매출전망(4분기, 650억달러)를 발표했다. “블랙웰 칩 판매가 차트를 뚫고 나갈 기세”라고 밝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산업이 선순환 구조에 있다고 AI거품론을 일축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앞서 월가에선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발표에 따라 양방향으로 7% 등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애프터마켓을 포함해 전일 대비 8%까지 오르면서 위축된 분위기가 반전됐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457억원, 기관은 761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를 견인했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5320억원)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4100원(4.25%) 급등한 10만6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3거래일만에 ‘10만전자’에 복귀했다. 차익실현 압력에 급락했던 조선 방산 등도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6% 넘게 반등해 ‘59만닉스’까지 올랐지만 외국인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9000원(1.6%) 오른 57만1000원에 마감했다.
AI거품론이 수그러들었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 같은 날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연내 기준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연준 의견들이 많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2월 금리인하 확률이 32.8%까지 줄어들었다.
엔비디아의 실적으로 반도체는 급등세를 보였지만, AI투자를 주도하며 반도체를 구매하는 빅테크의 주가는 수익화 우려 등으로 강세가 제한되기도 했다. 낙관론이 커졌지만 언제든 투자심리가 비관적으로 돌아설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호재에 투자심리 개선이 나타나면서 매파적인 금리환경이 가려졌다”며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외국인 수급 이탈 요인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