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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떠오른 여객선 좌초, ‘휴대폰 딴짓’하다 일어났다니

입력 2025.11.20 18:10

수정 2025.11.2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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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밤 전남 신안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는 돌아볼수록 등골이 오싹하다. 해경이 신속 출동해 3시간여 만에 탑승자 267명을 무사히 구조했지만, 하마터면 초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추운 밤 탑승자들은 공포에 떨었고, 시민들은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고도 안전 불감과 부주의 탓으로 보인다. 항해 위험 구간인데도 선장은 자리를 지키지 않았고, 항해사는 휴대전화로 딴짓을 했다. 세월호 참사로 그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데도 현장의 해태와 무사안일은 달라지지 않았으니 참으로 기가 찰 일이다.

사고는 오후 8시17분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에서 발생했다. 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항로를 벗어나 무인도에 배의 앞부분이 얹힌 채 15도가량 기울었다. 당시 여객선은 22노트(시속 45㎞)로 운항 중이었고, 항로 변경 지점을 지나 3분 후에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해역은 연안 여객선 항로가 집중된 협수로(狹水路)여서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해 운항해야 한다. 그러나 항해사는 여전히 자동조종 상태로 놓고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함께 있었던 인도네시아 국적의 조타수도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타실을 비운 선장 책임도 크다. 선장은 선박이 협수로 같은 위험 구간을 지날 때는 조타실에서 직접 지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선박은 좌초 직전까지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도 없었다. 최초 사고 신고도 승객이 했고, 사고 직후 20분간 배에서는 상황 설명도 없었다고 한다.

해경의 대응은 신속하고 적절했다. 해경은 신고 접수 즉시 고속 경비정을 급파해 11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경비함정 17척과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 등을 총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승객들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모두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해경 구조정으로 옮겨탈 수 있는 여객선 후미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섰다. 임산부와 어린이, 노약자부터 차례로 배를 옮겨탔다. 춥고 어두운 밤바다에서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돼 다행이지만 이번 사고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당국은 선박 안전 지침의 미비점과 위반 행위를 철저히 점검하고, 사고를 일으킨 선장·선원과 사업주도 엄벌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19일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여객선이 좌초됐다. 연합뉴스

19일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여객선이 좌초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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