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어 17번 문제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 데 이은 출제 오류 주장이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능 국어 3번 문항 지문에 오류가 있으며 정답 또한 두 개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1~3번 지문. 평가원 제공
3번 문항은 독해 능력을 해독과 언어 이해로 단순화해 설명한 필립 고프 미국 텍사스-오스틴 대학교 전 교수의 ‘단순 관점’에 관한 내용이다. 지문은 ‘언어 이해’를 “말로 듣거나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는데, 이 교수는 해당 부분이 이론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론상 언어 이해란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아니라, 들어서 이해하는 능력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위 지문을 읽고 푸는 3번 문항은 단순 관점을 토대로 학생 A, B의 독해 능력을 분석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설명을 고르도록 한다. A 학생은 언어 이해 능력이 떨어지고, B 학생은 해독 능력이 부족하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선지 4번은 ‘갑은 학생 B가 단어를 올바르게 발음하지는 못하지만, 글 읽기 경험을 통해 중심 내용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겠군’이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3번 문항. 평가원 제공
이 교수는 선지 3번(갑은 학생 A의 언어 이해가 구어 의사소통 경험뿐 아니라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발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군)도 틀린 설명이라 정답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단순 관점 이론에선 글 읽기 경험을 통해 들어서 이해하는 언어 이해 능력을 향상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아마도 출제자들은 지문을 토대로 (선지) 3번도 맞는 진술이라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지문의 단순 관점 이론에 대한 설명이 틀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3번도 틀린 내용이 된다”고 했다. 이어 “왜 대학원생들이 다루는 내용이 갑자기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능 시험에 등장해 논란이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수능 국어 17번 문제를 두고서도 출제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충형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에 관한 견해를 다룬 17번 문항의 정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은 접수된 수능 문항 이의 제기를 심사해 오는 25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