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22일(현지시간)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네번째는 이재명 대통령. 요하네스버그|AP연합뉴스
아프리카에선 처음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22일(현지시간) 다자주의 정신을 재확인하는 ‘G20 정상선언’이 채택됐다. 미국의 거친 보호주의에 맞서 ‘다자무역·다자외교’를 위한 협력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정상들은 선언에서 현재 글로벌 상황을 “지정학적·지경학적 경쟁과 불안정성 증가, 심화하는 불평등, 확대하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분열”이라고 진단하며 “이러한 공동의 과제를 함께 해결할 다자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동선언에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모순되는 일방적인 무역 관행에 대한 대응, 전 세계적 불평등 해소, 기후변화 대응 강화 등을 담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포용적·지속 가능한 성장’ 주제의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격차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함께 잘사는 길로 가야 한다”며 “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미국은 내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임에도 ‘남아공이 백인을 박해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고,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과 기후변화 대응 등 의제에 불만을 나타내며 불참했다. 이에 남아공은 ‘압도적 다수’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이례적으로 회의 첫날 정상선언을 채택했다. 전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 일방주의에 반대 의사를 집단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며 보호무역과 양자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질서는 자유무역 체제가 도전받고, 다자주의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각국이 각자도생 상황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다자주의의 정신과 협력을 강조한 G20 정상선언은 국제사회가 주목할 가치가 크다.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도 지난달 ‘경주선언’에서 연대와 협력의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선언이 실천으로 뒷받침되도록 각국이 구체적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
한국은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의 최대 수혜국이다. 무역지향적 개방 경제의 지속,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다자 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협력 대상과 범위를 다변화할 필요도 있다. 한국은 2028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다자무역과 다자외교 강화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