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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잊었다 개헌, 또 함흥차사인가

입력 2025.11.24 17:38

수정 2025.11.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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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대학생 시위(왼쪽)와 지난해 12·3 계엄 후인 12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 / 경향신문 자료사진

1987년 6월 대학생 시위(왼쪽)와 지난해 12·3 계엄 후인 12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맘때다. 1년 전 11월24일 내란 수괴 윤석열은 국방장관 김용현과 비상계엄을 숙의하고, 계엄 선포문·대국민 담화문·포고령 작성을 시작했다. “야인마, 그렇게 겁이 많아!” 이틀 전 김용현은 오물풍선 타격을 반대한 합참의장에게 화냈고, 보름 전 윤석열은 방첩·특전·수방사령관에게 계엄을 발설했다. 10~11월 무인기로 북을 자극하며 호시탐탐한 계엄 준비가 급피치를 올릴 때였다. 그 열흘 뒤, 5·16(박정희)과 12·12(전두환) 이어 3번째로, 군을 앞세운 12·3 정변이 터졌다.

지금, 윤석열의 법정 몰골은 처참하다. 정치인 체포는 여인형에게, 언론사 병력 투입은 김용현에게 떠민다. 심복도 토사구팽한 충암파 수장, 김건희만 지키려 한 몽상가, 겁먹은 권력자 얼굴이다. 그가 보란 듯이 역사는 반전했다. 새 정부 출범하고, 검찰개혁과 한·미 통상·안보 협상 틀 짓고, 경주 APEC의 국격을 높였다. 그리고 내란 후 1년, 다 잊고 있는 것, 개헌이다.

헌법을 정독했다. 전문·130조항·부칙까지 75분 걸렸다. 1987년 헌법 조문 37%를 바꾼 9번째 개헌은 처음으로 여야 합의와 국민투표를 거쳤다. 그래도 38년 전이다. 헌법재판관의 해석·판결로 땜질되고 쟁론 중인 헌법 조항을 밑줄 그으니 부지기수다. 크게 세 갈래다.

# 더 민주적이어야=“주권자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 헌재의 윤석열 탄핵 결정문엔 헌법 1조(민주공화국)가 흐른다. 그 위헌의 무게와 일목요연함이 시민의 충돌을 합의로 돌렸다. 제2의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막을 헌법의 틈은 숙제로 남았다. 권력의 분권과 민주적 통제, 비상계엄 요건·절차 강화, 국민의 군대가 화두다. 유신헌법 잔재로 법원 관료화를 키운 ‘대법원장의 대법관제청권’, 검찰청 폐지 후 재정립할 ‘검사의 영장청구권’도 개헌 초점으로 부상했다.

# 낡고 좁은 그릇=헌법엔 인공지능(AI)·비정규직·로봇·반려동물·기후위기가 없다. 존엄사·임신중지·자율주행을 뒷받침할 생명권 조항도 없고, 그걸 세월호 사고 때 알았다. 국내 사는 250만 외국인은 헌재가 ‘국민’으로 인정했다. 장애는 신체장애만 적시됐고, 모성 보호만 적힌 헌법엔 아빠 육아휴직과 혼인 외 자녀를 보호할 근거가 없다. 날로 세월·기술·인권의 공백이 커져가는 헌법이다.

# 함께 사는 나라여야=이게 공동체인가. 구직활동 없이 ‘쉬었다’는 이가 264만을 넘었다. 청년 5.2%가 그랬고, 조기 연금수급자는 100만을 찍었다. 청년·노인 삶이 버거운 ‘쌍봉형 빈곤’ 사회다. 사람·일자리·세수·집값·교육은 수도권만 박 터진다. 하여, 갈등 천지다. 과로사·산재 많은 나라에서 ‘새벽배송 품목 제한’이 이슈 됐고, 정년연장·문화유산·장애인 할당제·부자감세로 옥신각신하고, 자살·사교육비 1위 국가의 불평등은 심화된다. 함께 사는 연대·책임·나눔·협치가 흔들린다. 이쯤에서, 헌법에 물어야 한다. 우린 민주국가다. 그럼 공화국인가.

개헌을 왜 하느냐는 한국인은 극소수다. 언제·어떻게만 남았다. 한데도, 정권 초엔 국정 틀 잡는다고, 정권 말엔 누구도 주도할 힘 없어 개헌은 헛바퀴 돈다. 20대 국회 끝나며 문재인표 개헌안이 자동폐기됐을 때다. 2000년 6월 <2단계 개헌은 어떠십니까>란 글을 썼다. 일렀지만 메아리가 없었다. 하나, 지금은 그게 현실적이란 여론이 쌓였다.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 넣기,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 감사원 국회 이관처럼 여야가 공언한 개헌 의제를 먼저 하고, 영토·기본권같이 쟁론적 조항은 추후 매듭짓자는 것이다. 그 키는 국회가 잡아야 속도가 붙는다. 예산국회 후 국민투표법 손보고, 개헌특위 꾸려 나라·삶·미래를 바꿀 역사의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그럼 언제인가. 내년 6·3 지방선거가 맞다. 그래야 4년 임기 대선과 지선을 2030년부터 함께 치를 수 있다. 곱씹어봐도, 한국형 전국선거는 대선·지선 묶고 총선을 중간평가로 두는 게 합리적이다. 개헌은 필요성을 절감하고 반성할 때 힘이 붙는다. 그게 내란이었다. 지금 못하면 총선은 할 수 있을까.

제헌절이 내년부터 공휴일로 부활한다. 또 짓밟힌 헌법의 소중함과 위엄, 또 지켜낸 K민주주의를 기리기 위함이다. 트라우마일까. 단전·단수 소리 들리면 계엄의 밤, 경향신문에 밀어닥쳤을 뻔한 경찰·소방대가 생각난다. 내란 법정에서 나온 말처럼 “성안에 쌀과 물을 끊는” 큰 충돌이 벌어졌을 악몽이다. 일촉즉발 그 순간은 국회 앞·남태령·한남동 벌판의 시민도 다를 바 없다. 그 염원을 담아, 명실상부한 제헌절을 다시 맞아야 한다. 더 민주공화적이고 더 큰 시민계약으로 ‘26년 체제’를 열어야 한다.

이기수 편집인·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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